중국, 미 엔비디아 '반독점법 위반' 조사 착수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과정 조사"
블룸버그 "미중 갈등 사이 십자포화"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에 나선다.

9일 중국중앙TV(CCTV),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총국)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과거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국이 부과한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멜라녹스를 70억 달러(약 10조 원)에 인수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멜라녹스가 엔비디아에 신제품을 제공한 뒤 90일 안에 경쟁사에도 해당 정보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했다.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한 이후 자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 시 별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를 "최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에 따른 중국의 반격"이라고 짚으며 "인공지능(AI) 산업 내 입지 때문에 엔비디아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구도의 한가운데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2일 첨단 반도체와 AI 핵심 부품에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강화안을 내놨는데,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것이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