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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특임단장 “국회의원 150명 되면 안 된다, 끌어낼 수 있느냐 지시 받아”

입력
2024.12.09 12:01
수정
2024.12.0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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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 보장 몰라"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정다빈 기자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정다빈 기자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동 임무를 맡았던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 단장(대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으며, (재석)150명이 되면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특수 임무를 맡기 때문에 신원이 기밀에 해당하지만 이날 마스크나 선글라스 없이 언론 카메라 앞에 섰다. 김 단장은 작전 중에는 달지 않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도 군복에 달고 있었다.

김 단장은 의사당에 진입한 뒤 안에서 문을 틀어막는 식으로 봉쇄하려고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지시에 대해 “사령관이 말했고, 김 전 장관이 지시했던 것 같다”고 했다. 국회의원 숫자와 관련된 언급은 4일 오전 0시에서 0시 30분 사이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며 "(사령관이) '의원이 늘고 있다, 150명 넘으면 안 된다, 진입이 되느냐'고 물으셔서 저는 '진입이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곽 사령관은 “무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 보장돼야 하는 것 몰랐다"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국방부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사진은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국방부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0시 40분에는 계엄군 50여 명을 추가로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사진은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김 단장은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의지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가 국회 안에서 길을 헤맬 때 안규백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오고 있었다”며 “의원이 지나갈 때 몸을 피해서 비켜드렸다”고 했다. 실탄 준비에 대해서는 헬기 1대에 탑승하는 8명의 실탄을 통합 보관했으며 분량은 개인별로 5.56㎜ 10발, 9㎜ 10발이었다고 전했다. 그와 별도로 나무 상자에 공포탄과 연습용 수류탄을 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며 “저를 제지하는 관계자들에게 ‘계엄사령부 지시를 받고 왔다. 계엄사령부로 항의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모르는 것 또한 제 책임이라 생각하고 부대원들을 내란죄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린 것에 사죄한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707 부대원들은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에 이용당한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은)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계엄군으로 투입된 부대원들과 관련해 "국회 출동 및 창문을 깨고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도 다 내가 했다"며 "707부대원들이 행한 모든 잘못은 지휘관인 자신이 모두 지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허유정 기자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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