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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색깔 잃었다"… 내년 참의원 선거 전까지는 '무색무취 정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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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책을 드러내지 못하는 '무색무취 총리'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고 잘 설명하는 점이 강점이었는데, 총리 취임(10월 1일) 이후 강점이 사라지며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의원 질의에 자세한 답변을 피하며 "야당과 겸허히 논의해 나가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집권 자민당이 지난 10월 27일 총선(중의원 선거) 결과 전체 의석의 과반(전체 465석 중 233석)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 여당(191석)이 된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정책을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야당을 자극하지 않으려 발언을 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히는 "소수 여당이라 정권 기반이 취약한 탓에 주도권을 잡지 못한 이시바 총리의 고충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야당의 힘이 세지면서 자기 뜻을 밀고 나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야당 의견을 수용해야만 예산안과 법안 통과가 가능해서다. 이시바 총리가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이 주장한 '103만 엔(약 974만 원)의 벽 해소' 정책을 수용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103만 엔은 일본의 소득세 부과 기준이다. 연 소득이 103만 엔을 넘으면 세금을 물리고 부양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과 기준이 너무 낮은 탓에 주부나 학생들이 이 기준을 넘지 않으려 근로 시간을 스스로 제한해 사회 문제가 됐다. 자민당은 그동안 세수 감소를 우려해 103만 엔의 벽 기준 변경을 추진하지 않았지만, 총선 이후 입장을 바꿔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총리가 된 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며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시바는 총리가 되기 전 아소 다로, 아베 신조 등 역대 총리들을 강하게 비판해 '자민당 내 야당'으로 불렸다. 소신을 지키는 정치 스타일 덕분에 일본 국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오카모토 아키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이시바의 색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고,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정무조정회장도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권 내부에서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본 정치 지형이 야당에 유리하고 당내 기반도 취약해 섣불리 행동할 경우 주도권이 더 약해질 수 있어서다. 성과를 내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총리관저 간부는 아사히에 "지금은 안전운전을 할 때다. 이시바 총리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은 내년 참의원 선거 이후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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