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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모교 '충암고' 복장 임시자율화... 교장 "학교 구성원도 시민과 같은 마음"

입력
2024.12.06 16:41
수정
2024.12.06 16:52

충암고, 6일 가정통신문 보내 안내
"부당 대우 받으면 침착 대응" 지침
교장, 본보 통화서 "비난 자제해 달라"

6일 서울 충암고는 가정통신문을 발표하면서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 안내'를 공지했다. 충암고 제공

6일 서울 충암고는 가정통신문을 발표하면서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 안내'를 공지했다. 충암고 제공

비상계엄 선포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에서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를 공지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이들의 모교라는 이유만으로 혹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충암고는 6일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 안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발표하면서 "등하교 중 학생들이 현 시국에 성난 시민들에게 부당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고자 이달 9일부터 내년 2월까지 등교 복장을 임시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학교는 외부에서 부적절한 대우를 받을 시 유의사항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가정통신문에는 "상대의 행위로 신변의 위협을 받을 경우 지체 없이 학교나 경찰에 알리는 한편, 휴대폰 등으로 상황을 기록해 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향해 "민주주의 똑바로 배워라"라며 시비를 거는 이들이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상처받는 것을 가장 염려했다. 이윤찬 교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 구성원들도 시민들과 같은 마음이다"면서 "아무리 현 사태에 분노하더라도 이번 일과 무관한 어린 학생들에게는 비난을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충암고는 계엄선포 사태가 발생한 이래 4일부터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학교에 직접 연락해 '학교 풍토가 왜 그러냐'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는 등의 폭언을 교직원에게 일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학생들 역시 위축된 상태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애교심보단 자괴감을 느끼는 듯하다"면서 "최대한 학교가 울타리 역할을 해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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