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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문학 1위"… 노벨상 시상식 열리는 스톡홀름도 '한강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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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시상식을 닷새 앞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서점 '아카데미보칸델른'의 통유리 너머 설치된 전광판에는 엷은 미소를 띤 한강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한강,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반짝였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력한 시적 산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하며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이유도 적혀 있었다. 다른 서점들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6개 분야 노벨상(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경제학) 중 평화상을 제외한 5개 분야 시상이 이뤄지는, '노벨상의 도시' 스톡홀름은 한강 작가를 열렬히 환영하며 반기고 있었다.
이러한 환호는 스웨덴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한강 작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치솟은 것과 직결된다. 아카데미보칸델른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보이는 곳에는 한강 작가를 위한 '특별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스웨덴어로 번역된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등이 매대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책들을 살펴보던 스웨덴인 잉가르(23)는 "최근 채식주의자를 구매해 읽었는데 인간에 대한 억압을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해 다른 책에도 흥미가 생겼다"고 했다.
한강 작가 작품의 인기는 이미 숫자로도 증명됐다. 서점 내 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진열장에는 채식주의자(1위), 소년이 온다(3위), 작별하지 않는다(6위)가 놓였다. 7위에 오른 '흰'은 품절돼 진열장과 판매대에서 모두 찾을 수 없었다. 서점 직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한강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문의가 엄청 늘었다"며 "나도 덩달아 채식주의자 한 권을 샀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한강 작가와 만난 노벨상의 도시는 이제 한강 작가를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에도 부풀어 있다. 한강 작가는 시상식을 비롯한 다양한 부대 행사를 통해 스톡홀름에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강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강연(7일) 티켓은 지난 10월 말 행사 공지가 뜨자마자 일찌감치 동 났다. 낭독회(12일) 티켓도 매진 임박이다. 낭독회가 열리는 왕립드라마극장 내 72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남은 자리는 6일 오전 기준 고작 9석뿐이다.
노벨 주간이 지나도 스톡홀름에서는 한강 작가를 느낄 수 있다. 노벨박물관은 한강 작가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6일 기증하는 소장품을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강 작가는 박물관 레스토랑 의자에 친필 서명도 남긴다. 스웨덴 베크만스 디자인대 학생들이 한강 작가가 작품에서 그려온 애도와 트라우마를 반영해 만든 흰색과 검은색 천이 교차하는 드레스도 내년 6월까지 같은 장소에 전시된다.
스톡홀름은 10일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의 막바지 준비로 분주했다. 한강 작가가 직접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게 될 스톡홀름 콘서트홀 외벽에는 노벨상 메달을 새긴 대형 현수막이 걸렸고, 노벨상을 상징하는 푸른빛이 건물을 에워쌌다.
연회가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사도 6일부터 일반인 출입을 전면 통제한 뒤 만찬 장소로의 변신에 들어간다. 만찬 담당 주요리사 2명도 5일 공개됐다. 현지 유명 요리사인 예시에 솜마르스트룀(45)과 프리다 베케(36)가 각각 주메뉴와 디저트 요리사로 선정됐는데, 두 명의 주요리사가 모두 여성으로 뽑힌 건 123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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