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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통화일까 봐…" 계엄날 군인 아들 대화 녹음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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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목숨 잘 챙기고 민간인 해치는 행위 절대 하지 마."
아버지 A씨와 아들 B씨 통화 내용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당일 군대에 있는 아들과 전화 통화한 아버지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버지는 혹시나 이 통화가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녹음을 했다고 밝혔다.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상계엄 당일 군인 아들과 아버지 통화'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 글에는 한 아버지가 군복무 중인 아들과 통화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이 첨부됐다. 이 음성파일은 군인 아들을 둔 아버지 A씨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소개된 후 빠르게 확산됐다.
A씨는 비상계엄 발표 직후인 지난 3일 밤 아들 B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1시간여 동안 전화를 받지 않던 아들은 자정 무렵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B씨는 아버지가 "출동 명령 내려왔냐. 어떻게 됐냐"고 묻자 "10분 전쯤에 (비상)연락이 왔다. 출근 명령 내려와서 부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B씨는 숙소에서 자다가 영문도 모른 채 부대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왜 출근 명령이 내려왔는지 아느냐는 아버지 질문에 "상황이 뭐냐. 지금 (자다가) 깼다"고 되물었다.
A씨는 "비상계엄 내렸다. 잘 들어라. (북한) 도발 아니다. 대통령이 그냥 내린 것"이라며 "네 목숨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행위를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던 A씨는 울컥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당부를 이어갔다.
그는 "소대원들 잘 지키고, 네 목숨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다"라며 "너는 계엄 때 군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않느냐. 무엇보다 네 목숨 잘 챙기고 절대 민간인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들을 걱정하고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고 당부하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누리꾼들은 "떨리는 아버지 음성에 눈물이 난다", "아들 있는 부모로서 이 통화 내용을 듣고 눈물이 펑펑 났다", "군인과 국민이 무슨 죄냐. 부모 마음과 군인 아들의 마음이 와닿아 울컥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B씨는 전방부대 소대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엄 당시 전방부대는 동원되지 않았지만, A씨는 전방부대도 계엄 상황에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 A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계엄은 선포됐고 아들은 전화를 안 받으니까 당황했다"며 "1979년 계엄 땐 전방에 있는 9사단을 동원했었다. 전방에 있다고 안심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이 통화가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음성녹음을 시작했다. A씨는 "계엄 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실탄을 받고 출동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아들의 목소리를 저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에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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