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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달러 있다면... 달러 보험으로 '고금리 막차'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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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원·달러 환율이 사상 네 번째로 1,400원을 돌파했습니다. 9월 30일 1,307.8원(오후 3시 30분 기준)을 기록하며 연초 1월 3일의 1,304.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환율은 한 달 동안 7.4% 급등해 11월 13일에는 1,406.6원을 기록했습니다.
미 대선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이행 여부와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달러 가치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달러 투자에 관심을 갖는 분이 늘어나면서, 관련 콘텐츠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요. 달러 예금,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그리고 달러 보험까지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비교적 생소한 달러 보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료 수령이 미국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입니다. 주로 지속적인 달러 수요를 예상하는 사람이 가입합니다. 이준순 하나은행 Club1한남PB센터 부장은 "자녀가 해외 유학 중이거나 수출입 거래가 있는 무역업체 등이 달러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입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최근에는 원화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에 투자하려는 대안으로도 달러 보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달러 보험 월별 판매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요. 올해 1월에는 302억6,000만 원을 기록했으나 10월에는 758억5,000만 원으로 약 2.5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각각 1,569억 원, 1,720억 원어치가 판매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현재 달러 보험에서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는 상품은 저축보험입니다. 은행 정기예금처럼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면 만기 시 이자를 포함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현재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추천하는 상품은 연 5.4%(11월 16~30일, 세전 기준)의 10년 거치형 상품입니다.
이 상품을 만기까지 유지하면 실제 환급받는 금액은 원금의 160.51%(40세 여성 기준)에 달합니다. 연 6.05%(세전) 금리를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달러 보험이 금리인하 시기 '고금리 막차' 상품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수경 신한은행 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외화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 기준으로 금리가 연 4% 초반에서 3% 후반대로 낮아졌다. 원화 정기예금도 우대금리를 최대한 적용해도 연 3.45% 수준"이라며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달러 보험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10년 거치형 상품의 경우 금리인하 시기엔 중도 해지하더라도 환급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상품이 채권으로 운용되기 때문입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해, 시장금리가 떨어질수록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의 가치는 상승합니다. 내년에도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채권 가격 상승으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죠.
이 원리를 달러 보험에 대입하면, 달러 보험 공시이자율과 해지환급금은 반비례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시이자율은 보름마다 책정되는데 시장금리에 따라 낮아지는 반면, 해지환급금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신한은행 김 팀장은 "내년에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12월 이전에 가입한 상품이 1년 후 중도 해지 시 환급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생활자금형과 적립식 달러 보험도 있습니다. 생활자금형은 가입 후 1개월부터 매달 일정금액을 달러로 지급받는 상품입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생활자금형은 지급받은 달러를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적립식 재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하나은행 이 부장은 적립식 상품에 대해 "원화로 투자하면서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길 원하는 경우 추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달러를 이미 보유한 경우에 한해 달러 보험 가입을 추천합니다.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 우려 때문입니다. KB국민은행 정 부센터장은 "최근 1,400원 수준의 환율은 과거 대비 높은 편이라, 지금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전략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도 "달러로 환전해 달러 보험에 가입하면 만기 시점이나 중도 해지 시 환율이 크게 하락해 환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금리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하나은행 이 부장은 "금리 상승 시 만기 전 해지한다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 박 지점장은 반대로 "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되면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급등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이 넘을 경우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10년 거치형 상품에 가입해 만기를 채운 경우에도 절세 계획이 필요합니다. 신한은행 김 팀장은 "10년 후 원금을 인출한 뒤, 11년 차에 이자 중 일부를 단계적으로 인출하는 방식으로 수령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앞으로도 달러는 유효한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리은행 박 지점장은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정책뿐 아니라 고령화·저출생으로 한국 성장 탄력성이 더 둔화할 전망이다. 예전의 환율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 자산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달러 자산으로 보유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팬데믹 이전 10년간 평균 환율은 1,150원 전후였지만, 최근 5년 평균 환율은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달러 보험 외 현재 추천하는 달러 투자 방법을 묻자,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채 투자를 꼽았습니다. 다만 투자 기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하나은행 이 부장은 "미국 시장금리 고점을 내년 초로 전망하는 전문가가 많은 만큼 미국 장기채에 기회 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상장된 ETF 중 월분배 장기국채상품"을 추천했습니다. 월분배 ETF는 구성 종목의 이익을 모아 매달 제2의 월급처럼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반면 신한은행 김 팀장은 "10년 이상의 장기채는 변동성이 커서 채권임에도 마이너스 리스크가 있다. 6개월 이내 초단기 상품은 안전하지만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만기가 2년 정도 남은 채권이 금리 변화에 따른 위험(리스크)이 적어 적합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주식도 달러 투자의 한 방법입니다. 국민은행 정 부센터장은 "고점을 경신한 종목이 많으니 분할 매수를 통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최소 2~3년은 중도에 찾지 않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나은행 이 부장은 "달러 ETF는 주식처럼 매수 가능해 환전수수료가 없고 보수도 저렴하다"며 "간접적으로 달러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달러를 단기 거치해 두는 파킹 상품인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머니마켓펀드(MMF)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달러 RP는 초심자를 위한 미국 주식 투자방법을 소개할 때 종합자산관리계정(CMA)과 유사 개념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단기 거치 자금 중 일부를 달러 RP에 넣어두고 있는데요. 1일 기준 수익률은 5.4%로 예금 대비 높은 편입니다.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달러 자금을 놀리고 있다면 단기 상품도 고려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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