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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절반인데 시국선언 교수 3400명… 16년 '국정농단'보다 빠르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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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대학 교수들이 뜻을 모아 정권 퇴진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연상케 한다. 다만 이번 시국선언은 대통령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시작된 데다 비판 범위도 정부 정책을 비롯해 사회적 참사에 대한 대응, 배우자 문제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국선언에 동참한 전국 대학의 교수·연구자는 가천대, 한양대, 전남대, 고려대, 경북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55개 대학 3,400여 명이다. 2016년 10월과 비슷하다. 당시 이화여대, 서강대를 시작으로 약 일주일 만에 100여 개의 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국정을 농락한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 정권에 분노한 것이다.
올해 시국선언 규모는 아직 8년 전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시점이 훨씬 이르다.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만 4년을 앞둔 시점에 국정농단이 폭로되면서 궁지에 몰린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해 임기 2년 반을 갓 넘긴 상황이다. 동국대 시국선언을 주도한 김준 동국대 영상대학원 멀티미디어학과 교수는 "인사 난맥상 등 임기 초기부터 쌓여온 것들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비판 범위도 확대됐다.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던 박근혜 정부 때와 달리 이번 시국선언문에선 외교, 경제, 교육 등 다방면에 걸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교수들은 △편향적인 대미·대일 외교 △법인세·상속세 인하 △의료대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공영방송 장악 △채 상병 사망 수사 개입 의혹 및 미흡한 이태원 참사 후속 조치 등을 현 정권의 실정으로 짚었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및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학과 교수는 "2016년에는 핵심 증거였던 태블릿PC 보도 후 모든 관심이 국정 농단에 집중됐다"면서 "이번에는 임기 내 여러 분야에 걸쳐 드러난 잘못들이 다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가의 정권 비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랜 기간 20%대에 갇혀 있고 부정 평가는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국선언 발표 이후 뒤늦게 이름을 올린 교수들도 적잖다"며 "앞으로 다른 대학들이 더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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