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 '턱밑' 쿠바에 군함 보냈다... "핵잠수함도 정박"

입력
2024.06.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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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상 훈련" 위협 가능성 선 그어
"러, 미 보란 듯 군사력 과시" 분석

12일 러시아 군함이 쿠바 아바나항에 입항한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이 자국 국기를 들고 이를 환영하고 있다. 아바나=EPA 연합뉴스

12일 러시아 군함이 쿠바 아바나항에 입항한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이 자국 국기를 들고 이를 환영하고 있다. 아바나=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턱밑'인 쿠바에 군함을 파견했다. 미국은 "일상적인 방문"이라면서 위협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에 맞서 러시아가 힘을 과시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와 쿠바 외무부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군함은 이날 오전 쿠바 아바나 항에 입항했다. 북방함대 소속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과 카잔 핵추진 잠수함, 카신 유조선, 니콜라이 치코 구조 예인선 등 4척으로, 앞서 대서양에서 '고정밀 미사일 무기' 훈련을 실시한 뒤 쿠바로 향했다. 오는 17일까지 쿠바에 머문다.

이 기간 러시아군은 쿠바 혁명군과 미사일을 활용한 600㎞ 거리 타격 등을 훈련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르시코프 호위함과 카잔 잠수함이 쿠바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고정밀 무기 사용 훈련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600㎞ 이상 거리에서 가상의 적함을 나타내는 해상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상·지상 표적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으로 무장한 고르시코프 호위함이 최근 며칠 간 공습을 격퇴하는 훈련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위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상적인 방문 활동"이라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긴밀하고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군함이 전임 부시,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 때도 쿠바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미 행정부 고위 관리 역시 "핵추진 잠수함이 포함된 이동이지만 우리 정보에 따르면 핵무기를 실은 선박은 없다고 판단된다"며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미 AP통신에 전했다.

다만 전투 능력이 강화된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미국과 인접한 쿠바에 머무는 만큼,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쿠바 아바나는 미 해군 항공 기지가 있는 플로리다주(州) 키웨스트에서 불과 160㎞ 떨어져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 것을 두고 "(러시아에도) 서방을 공격할 장거리 무기를 다른 나라에 공급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긴장은 고조된 상태다.

쿠바 전문가인 윌리엄 레오그란데 미 아메리칸대 교수는 이번 훈련을 두고 "러시아가 전 세계에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걸 상기시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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