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가 못하는 협동·소통 잘하면 임금 더 받는다"

입력
2024.06.10 16:00
수정
2024.06.10 16: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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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술' 요구 직업 비중↑
평균 대비 보상도 점점 좋아져

5월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정보보호 취업박람회 현장이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5월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정보보호 취업박람회 현장이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시장에서 협동력 등 사회적 능력을 갖춘 인력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임금도 더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22년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49%에서 56%로 7%포인트 증가했다. 사회적 기술은 협동력과 협상력, 설득력, 사회적 인지력(타인의 감정과 반응을 이해하는 능력) 등 타인과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중 교사나 간호사, 행정 지원 관리자 등 사회적 업무와 수학적 업무 강도가 모두 높은 직업은 4.7%포인트, 사회복지 종사자나 법률 전문가처럼 사회적 업무 강도가 높으면서 수학적 업무 강도는 낮은 직업은 2.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학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50%에서 55%로 늘어 증가 폭(5%포인트)이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에 미치지 못했다. 수학적 업무 강도가 높으면서 사회적 업무 강도는 낮은 직업에는 생명 및 자연과학 관련 시험원, 통계 관련 사무원, 산업용 로봇 조작원 등이 있다. 보고서는 “국내 노동시장 전반에서 쓰이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수학적 기술보다 사회적 기술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사회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도 갈수록 느는 추세다. 저자들은 2007년 15~29세였던 청년 패널을 14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통해 개인의 사회적 능력이 표준보다 한 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 임금이 평균 대비 얼마나 느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2007~2015년 중 4.4%, 2016~2020년엔 5.9% 더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보상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수능 성적으로 측정한 인지적 능력의 단위당 추가 임금 보상은 2007~2015년 10.9%였지만, 2016~2020년 중엔 9.3%로 주춤했다.

사회적 능력이 중요한 건 인간이 자동화 기술에 마지막까지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업무여서다. 직관이나 판단력, 창의력, 유연성 등은 명확하게 규칙화할 수 없고, 따라서 기술로 대체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오삼일 조사국 고용분석팀장은 “인지적 능력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팀워크나 의사소통 같은 사회적 기술의 상대적 중요성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노동시장에서 많은 일자리와 임금 보상을 받으려면 교육 현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사회적 능력을 계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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