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 구성 '단독 처리' 강행 태세에...與 "이럴 바엔 다 가져가라"

입력
2024.06.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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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野 양보 없는 협상 거부 방침 고수
"18개 다 넘겨라" 독주 프레임 강화 셈법
21대 때와 상황 달라..."與 민생법안 챙겨야"


우원식(오른쪽 두 번째) 국회의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자리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뉴시스

우원식(오른쪽 두 번째) 국회의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자리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뉴시스


"이런 식의 배분이라면 '11대 7'을 수용하기보다 '18대 0'을 택하는 게 낫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11개 상임위원장 명단을 제출하면서 원 구성 협상 압박에 나서자,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등 국민의힘이 받아들이기 힘든 안을 민주당이 밀어붙이면서 협상의 틈이 보이지 않자, 거대 야당의 독주 프레임으로 맞서겠다는 논리다. 다만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운영위와 법사위, 과방위까지 상임위원장을 차지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약화시키고 대통령실을 흔들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을 '주거니 받거니' 할 상황이 못 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에 제안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응하지 않고 야당의 일방독주 프레임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11개 상임위든, 전체 상임위든 의회민주주의 복원과 협치를 위해 운영위·법사위는 (여당 몫으로) 고수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며 "(본회의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예고한 10일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상임위를 다 넘기고 독주 책임을 묻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국회 운영권을 독점하면 정부와의 갈등은 더 극심해질 것"이라며 "연금·의료개혁 등 국회에서 뒷받침해야 할 부분까지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 '맘대로 하는 민주당이 나쁘다'는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원회 산하 15개 특별위원회 구성도, 민주당의 상임위 독점 상황에서 여당으로서 정책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와 연관돼 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지난 2020년 21대 국회 개원 때도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혀, 결과적으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4년 전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여당이 됐다. 또 지난 총선 참패로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민심도 확인했다. 기존 전략을 답습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를 엄호하고, 민생 법안을 챙기는 것도 집권여당이 할 일"이라며 "상임위를 모두 넘겨주는 위험부담을 감 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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