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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 도움 받아 요리한 미쉐린 스타 셰프도 놀랐다...밀라노서 펼쳐진 미래의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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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료는 대구(생선), 샤프란 소스, 레몬, 감자입니다. 이 조합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드는 건 제게도 도전인데 인공지능(AI) 도움을 받아보죠.
이탈리아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셰프 안드레아 버튼
이탈리아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의 셰프인 안드레아 버튼이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감자를 넣으며 말했다. 냉장고 문에 달린 디스플레이가 '띵' 소리를 내며 팝업창에 감자를 띄웠다. 추천 레시피 중 하나를 고른 그는 AI 기능을 가진 인덕션으로 레시피를 보낸 뒤 감자 요리를 시작했다. 각종 재료를 썰어 소스를 만들고 양념한 감자를 수비드 요리용 진공팩에 담아 냄비에서 끓였다. 감자가 익는 동안 AI 추천 레시피에 맞춰 대구를 구울 수 있게 오븐 예열이 끝났다. 오븐 안에 카메라가 있어 대구가 구워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고 그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로 전송할 수도 있다.
셰프가 사회자와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나는 채식주의자'라고 개인 정보를 넣으면 대구를 빵으로 바꾼 레시피도 알려준다"고 깨알 자랑을 늘어놓는 사이 요리가 완성됐다. 샤프란을 넣은 레몬 소스를 대구 위에 끼얹으며 그는 "누구나 정확하고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감탄했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로쿠치나 2024'에 AI 기능으로 연결된 주방 가전과 유럽 감성에 맞춘 빌트인 가구가 여럿 등장했다. 유로쿠치나는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1974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로 주방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①삼성전자는 AI를 통해 하나로 이어진 주방 가전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유럽 가정집처럼 체험존을 꾸리고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통해 각종 가전 기기를 이용하는 다양한 시나리오도 보여줬다. 가상 도면을 보며 각종 가전제품을 관리하는 3D '맵뷰'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인덕션과 냉장고, 오븐에 달린 디스플레이에서도 볼 수 있다. 외출할 때 조명을 알아서 꺼주고 인덕션이 작동 중이면 각종 연결 기기로 알려주는 등 '스마트홈'을 구현했다. 7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가 음성 비서 '빅스비'에 도입되면 사람과 대화하듯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AI 기능을 가전제품에) 잘 연결하면 애플과 겨뤄볼 수 있겠다"고 자신했다.
이날 전시장 곳곳에서는 여러 회사들이 쿠킹쇼를 열었는데 하나같이 자사의 AI 주방 가전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②LG전자도 AI 기능을 넣은 오븐, 인덕션 등을 소개했다. 특히 유럽의 빌트인 시장을 공략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제품에 AI 기능을 잔뜩 담았다. 시트코일을 써서 상판 어디서나 조리할 수 있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프리존 인덕션'이 처음 등장했는데 AI가 음식의 끓는 정도를 예측해 물이 넘치는 것을 막아주는 '끓음 알람'이 돋보였다. 아일랜드 조리대와 일체형으로 달리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다운드래프트 후드'는 쓰지 않을 때엔 조리대 안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주방에 개방감을 더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유럽 고객의 주방에 스타일을 더하고 더 나은 요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AI로 차별화된 성능과 편리함을 갖춘 빌트인 가전 포트폴리오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③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보쉬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갖춘 오븐 제품군 시리즈 8을 공개했다. 오븐에 달린 고해상도 터치 디스플레이로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 아마존 AI플랫폼 알렉사나 보쉬의 자체 홈 커넥트 앱으로 레시피를 골라 요리할 수 있다. ④독일 지멘스도 스마트 키친을 구현하는 새 오븐 시리즈 iQ700을 소개했다. 역시 오븐 속 카메라를 통해 음식이 익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⑤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도 온도 변화를 감지해 불 세기 조절 기능이 있는 '히트 컨트롤 인덕션'을 알렸다. ⑥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사업부와 이탈리아 가전기업 캔디 등을 인수한 중국 하이얼은 스마트 키친 브랜드 '캔디'를 내세워 중저가 이미지 탈출에 나섰는데 역시 AI 기능을 갖춘 오븐 '바이오닉쿡' 알리기에 공을 들였다.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유럽 전통의 강자 밀레의 부스였는데 '고급의 끝판왕'이라는 소문이 나서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⑦밀레는 오븐,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인덕션, 스토브, 와인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한 밀레 아트라인(ArtLine)의 새 버전을 선보였다. 손잡이 없이 센서로 문을 열 수 있고 전면 패널에 검정색을 입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⑧'감성 가전'으로 국내에도 인기가 높은 이탈리아 스메그는 자동차 보닛 형태의 냉장고를 입구에 놓고 돌체앤가바나와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주요 가전 브랜드들의 친환경 메시지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와 밀레는 전시관에 에너지 절약존을 따로 구성했고 보쉬는 친환경 스틸 사용 제품을 중앙에 배치했다.
개인 취향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이번 전시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최신 경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인테리어와 가전이 조화를 이룬 트렌드가 돋보였다"며 "주요 업체들이 AI 기능이 담긴 가전을 자연스럽게 선보이고 고객의 인테리어와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하고 참신한 마감 등 개인화 트렌드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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