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소위, MBC ‘뉴스타파 인용보도’·JTBC ‘윤석열 커피 보도’ 징계 의결

야당 추천 위원 불참·중도 퇴장 속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20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한 KBS 등 방송사에 이어 MBC도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징계 의결된 JTBC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 커피 관련 의혹 보도로 또 한번 징계가 결정됐다. 이번 결정도 야당 추천 위원들이 불참하거나 중도 퇴장한 가운데 이뤄졌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고 MBC TV ‘MBC 뉴스데스크’ 지난해 3월 7일 방송분, JTBC ‘JTBC 뉴스룸’ 지난해 2월 21일, 28일 방송분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이날 회의는 여당 추천인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허연회 위원이 참여해 모두 같은 의견을 냈다. 야당 추천인 옥시찬·김유진 위원은 회의에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회의 중간에 표결 반대 의사를 밝히고 퇴장했다. 이날 의견진술에 참석한 MBC 측은 "아직 (당시 윤석열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대출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의혹은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반론도 충분히 담아 공정성과 균형성을 최대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소위가 심의한 JTBC 보도는 지난해 2월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씨의 검찰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2011년 2월 조우형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당시 주임 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전한 것이다. JTBC 측은 의견진술에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이미 사과했고, 게이트키핑 과정에 대해서는 진상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심의소위원장인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MBC 보도에 대해 “전문 확보를 안 한 상황에서 알 권리라 해도, 녹취를 사실인 양 그대로 인용했다”며 “대선을 앞두고 조작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을 집중보도해 결과적으로 중대 오보를 자처한 행태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선도해야 할 공영방송사의 공적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징계를 의결했다.

이들 다음 방심위 전체회의는 이들 방송사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예정이다. 방심위는 여야 추천위원 4대 3 구조이기 때문에 그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방심위는 앞서 뉴스타파 인용 보도 건으로 KBS, JTBC, YTN에 대해 최고 중징계인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바 있으며, 뉴스타파 인용보도로 민원이 제기된 프로그램들에 대해 계속 긴급 심의 중이다.

방송소위는 또 뉴스타파 녹취를 인용해 보도한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관계자 징계'를, TBS FM '신장식의 신장개업',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YTN FM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대해서는 '주의'를 의결했다.

이밖에 JTBC '썰전 라이브', TV조선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 톱10'과 '뉴스A 라이브', MBN 'MBN 종합뉴스'와 '굿모닝 MBN', 연합뉴스TV '뉴스포커스'에 대해서는 '권고'를 의결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