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하락폭, OECD 중 4번째…경제회복 부진 우려 커진다

입력
2023.09.24 1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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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통계, 7월 한국수출 15.5% 줄어
‘30-50클럽’ 7개국 중에서는 최다 감소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한국의 7월 수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보다 큰 폭으로 위축된 교역량이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OECD에 따르면 올해 7월 한국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5% 줄었다. 아직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콜롬비아를 제외한 37개 회원국 중 노르웨이(-50.2%)와 에스토니아(-19.4%), 리투아니아(-16.4%)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 명을 웃돌아 ‘30-50 클럽’으로 불리는 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 7개국 중에선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다른 나라보다 위축된 한국의 수출 부진은 반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수출 감소 규모는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컸고, 이후에도 계속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등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미비 등으로 중국으로 가는 수출물량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장기 불황 우려까지 낳고 있는 중국 경제 부진이 한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7월까지 국내 전체 교역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에 달한다.

수입액은 수출보다 감소 속도가 더 빠르다. 7월 수입은 지난해보다 25.4% 줄어 OECD 회원국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덕에 7월 한국의 무역수지(총수출-총수입)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중간재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 향후 교역량은 더욱 위축될 공산이 크다. 이달 철강 제품, 반도체 장비 등의 수입물량은 16.8% 감소했다.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과 장기 고금리를 예고하면서 기업의 투자, 가구의 소비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국제유가도 교역량과 경기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연초 70달러대로 떨어졌으나,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감산 결정 등으로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9월 셋째 주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4달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대중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침체를 이어가면서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승한 국제유가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교역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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