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중일→내년 시진핑→후년 APEC… 중국 묶을 정상외교 청사진

입력
2023.09.24 18: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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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연말 3 정상회의 추진…리창 참석
시진핑 방한, 연내는 어려워…내년 상반기 노릴 듯
2025년 한국 APEC 주최…시진핑 방한 유력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중국을 묶을 윤석열 정부의 정상외교 청사진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공공의 적'인 중국과의 기류가 어색했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노골적으로 무기 거래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북러 양측과 엮이기 곤란한 중국 또한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내년 시진핑 주석 방한, 후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그간 서먹했던 한중관계가 새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일중 연내 개최 유력…한중 소통 활로 될까

시 주석은 23일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항저우를 찾은 한덕수 총리에게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적절한 시기 개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국이 차기 개최국이다. 2019년 12월 청두 회의 이후 4년간 열리지 못했다. 중국이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주석이 이를 직접 언급하면서 올 개최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정부는 통상 아시안게임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표로 보냈다. 이번에 한 총리로 격상한 건 그만큼 중국을 각별히 예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양국 최고위급 간 소통에 뜻깊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일은 26일 서울에서 고위급회의를 연다. 3국 정상회의 개최시점의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자리다. 외교 소식통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12월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시진핑 방한?…관계 진전에 따라 내년 상반기 가능성

다만 한중일 정상회의에 중국은 총리가 참석해 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응어리를 풀고 한중관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시 주석 방한과 비교하면 파괴력이나 중요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7월 이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에 시 주석이 언제 한국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총리에게 '진지한 검토'라고 언급한 만큼 이전에 비해 방한 이슈가 좀 더 진전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4일 MBN에 나와 "중국은 긴 시간을 자기편으로 삼는 외교를 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중국과 외교를 하면 감이 익으면 떨어지듯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시 주석 방한과 관련 "현실적으로 안 될 것"이라고 했지만, 내년 방한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시 주석 방한 문제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2025년 한국 APEC 개최…대화 이어 나간다

한국은 내후년에도 중국을 끌어들일 '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데, 역대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은 빠짐없이 참석해 왔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도 APEC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APEC은 미국 일본 호주 등 우리의 전통 우방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회원국이기 때문에 한중관계를 넘어 국제사회 양 진영 간 격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중국과 접촉면을 넓일 기회가 줄줄이 남아 있는 만큼, 한중 간 대화채널을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내실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이분법적인 세계관으로 접근하면서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많이 해 왔다"며 "가급적 민감한 발언을 자제하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협력 범위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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