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운행률 70% 수준... 철도 파업 첫날 곳곳서 불편 호소

입력
2023.09.14 18:40
수정
2023.09.14 20: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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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18일까지 파업 예고
"일정 취소" 이용객 불편 이어져
취소 몰랐던 노인·외국인 '난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후 서울역 열차운행 안내 전광판에 운행 중지 안내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후 서울역 열차운행 안내 전광판에 운행 중지 안내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위암 환자 남편의 대학병원 정기 검진일이라 새벽 4시에 마산서 서울로 왔어요. 집에 돌아가려는데 기차표가 전부 매진이네요. 4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데, 남편이 힘들다고 해 약 먹으며 버티는 중이에요."

1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아픈 남편과 열차를 기다리던 노모(75)씨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씨 부부가 불편을 겪었던 것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총파업으로 여러 열차편의 운행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서울과 주요 도시를 잇는 KTX의 운행률은 (국토교통부 오후 3시 집계 기준) 76.4%에 그쳤고, 서민들의 발인 여객열차 운행률도 68.1%에 머물렀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파업을 진행한다.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벌이는 파업이다.

14일 용산역에 운행이 취소된 열차 목록이 안내판에 적혀 있다. 권정현 기자

14일 용산역에 운행이 취소된 열차 목록이 안내판에 적혀 있다. 권정현 기자

이날 오전 9시쯤 호남·전라선 기점인 용산역에는 KTX 18개, 일반열차 9개가 운휴한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역사 내에는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나왔다. 용산역을 찾은 김미성(53)씨는 "동생 생일이라 세 식구가 전주로 가야 하는데, 방금 열차가 취소되는 바람에 식당 예약도 취소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용산역 승차권 발매 창구는 열차 변경을 문의하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열차 취소 소식을 듣지 못한 노인들이 대다수였다. 권만택(83)씨는 "아내와 천안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역에 와서야 취소된 걸 알았다"며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려 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역 예매 창구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전유진 기자

14일 서울역 예매 창구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전유진 기자

창구에 사람이 몰린 건 경부·경전선 등의 기점인 서울역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역 기준으로 이날은 KTX의 약 30%가 운행하지 않았다. 김범진(80)씨는 "온라인 예매 방법을 몰라 지금껏 역에 와서 예매했는데, 오늘은 오후까지 표가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승객들을 안내하던 통제요원은 "평소보다 1.5배 정도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어쩔 수 없이 급히 고속버스 등 대체 수단을 찾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상훈(25)씨는 "안동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버스를 찾고 있다"며 "버스를 타면 40분이나 더 걸리지만, KTX가 예매 불가로 떠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신은숙(67)씨는 "친구들끼리 무궁화호를 끊어 뒀는데 취소가 돼서 버스터미널로 바로 가야 한다"며 급히 발걸음을 서둘렀다.

특히 이국 땅에서 벌어진 대중교통 파업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외국인 관광객들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영국 런던에서 친구 6명과 함께 서울역에 온 아틸라(32)는 "그제 예매가 취소된 것을 알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매표소에서 티켓을 못 구하면 버스나 비행기를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14일 용산역에 열차가 취소됐다는 안내가 떠 있다. 권정현 기자

14일 용산역에 열차가 취소됐다는 안내가 떠 있다. 권정현 기자

다만 불편이 빚어진 KTX 및 일반열차와 달리 출근길 수도권 전철은 큰 혼란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대체 인력을 투입해 출근 시간대는 평시 대비 90%대, 퇴근 시간엔 80%대의 운행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 횟수를 18회 늘렸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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