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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복 소송은 헛수고"라는 엘리엇은 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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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낸 법적 절차는 결국 헛된 노력으로 끝날 것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18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절차(ISDS) 판정 취소 소송에 대해 낸 입장이다. 엘리엇은 "불복은 대한민국이 부패에 관용적인 나라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 등 강도 높은 비판도 덧붙였다. '국정농단 뇌물 사건'이 ISDS 중재판정부가 엘리엇 손을 들어준 근거가 됐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엘리엇은 미국계 헤지펀드 회사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거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유가증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에 투자하는 사모투자의 한 형태다. 단기간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 공매도, 레버리지, 파생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 투자기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의 상승·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절대적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위험 회피(hedge·헤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헤지펀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의 맹목적인 수익 추구 때문이다. 이들은 개발도상국에 들어가 제도의 빈틈을 파고들거나, 정치적 역학관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엘리엇은 2001년 재정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 국채를 대량 매입한 뒤 아르헨티나가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자 "원리금 전액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해 결국 아르헨티나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트린 전력도 있다. 한국에서는 정부 로비 또는 '먹튀(먹고 튀다)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아직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은 로비의 연속"이라는 시각이 팽배한 데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경영에 참여한다는 '행동주의'를 표방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만 남기고 떠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엘리엇의 입장문 발표는 정치적 역학관계 이용에 익숙한 습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와의 '딜(거래)'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강경하고 선명한 의견을 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ISDS라는 제도 자체가 헤지펀드의 '뒷배'라는 시각도 있다. ISDS는 태생부터 '강대국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는 "미국계 자본이 남미의 자원 정책에 대응하는 조치로 출발한 게 ISDS"라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ISDS를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송 변호사는 "정부는 최소한 론스타, 엘리엇 같은 투기자본에는 ISDS 특권을 주지 않는다는 제안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투자자 편향적인 제도를 용인한 이상 론스타, 엘리엇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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