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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허재 농구단' 퇴출...흑역사 남기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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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창단 때부터 재정 문제로 불안한 행보를 보인 '허재 농구단' 고양 데이원이 "믿어달라"는 호소만 하다가 약속된 기한까지 임금 체불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퇴출당했다. 한국농구연맹(KBL) 회원사가 제명된 건 1997년 프로 리그 출범 이후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구단의 얼굴로 선수단과 TV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했던 '농구대통령' 허재 대표는 농구인 후배들을 벼랑 끝까지 내몰아 도의적인 책임과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의심투성이인 구단을 철저한 검증 없이 회원사로 받아들인 KBL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KBL은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을 회원사에서 제명했다"고 밝혔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은 개막 전부터 KBL 가입비 지연 납부 사태를 일으켰고, 리그가 시작된 뒤에도 선수 및 구단 직원과 홈 경기 운영 인력 임금 체불, 오리온 인수 대금 미납 등 온갖 재정 문제를 일으켰다.
돈 문제가 끊이지 않자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이 손절했고,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고도 잔여 가입비를 뒤늦게 납부해 가까스로 '봄 농구'를 치르기도 했다. 또한 4개월째 밀린 선수단 연봉 등을 이달 15일까지 해결하라는 KBL의 최후 통첩마저 이행하지 못하고 리그의 '흑역사'를 남겼다.
KBL은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데이원이 선수 연봉 체불 등을 해소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허재 대표는 회원사 자격 박탈 결정 후 "농구인으로 선수들을 끝까지 책임져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농구가 좋아 대표직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이런 상황을 마주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나도 월급을 거의 받지 못했다"면서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왔다"고 자책했다.
공동대표인 박노하 대표는 "실패를 인정한다"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L은 리그를 훼손하고 팬들을 실망시킨 허재, 박노하 대표에게 행정적, 법률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데이원 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선수 18명은 모두 보호하기로 했다. 일단 KBL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 물색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내달 21일까지 18명 전원 대상 특별드래프트를 실시하고, 9구단 체제로 2023~24시즌을 맞을 수밖에 없다.
김승기 데이원 감독은 "KBL이 좋은 기업을 찾아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고, 우리 선수들도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농구를 계속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주장 김강선도 선수들이 가장 바라는 것에 대해 "팀을 빨리 찾고, 월급도 빨리 받는 거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게 가장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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