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 악수'였던 민주당 혁신위원장, 후임 물색도 난항

입력
2023.06.06 17:03
수정
2023.06.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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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검증 보완해 명망 있는 분 추천"
'외부 인사 우선' 방침서 기류 변화 감지
당내에선 우상호, 홍익표, 전현희 등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주도할 혁신위원회 구성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날 이재명 대표가 3주에 걸친 장고 끝에 선택한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이 '천안함 자폭' 등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다. 혁신위 역할을 둘러싼 신경전에 이어 이 전 위원장 선임·사퇴 과정에서 드러난 비이재명계의 견제로 새 혁신위원장 인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6일 새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검증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명망 있고 신망 있는 분들을 추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권자인 이 대표도 전날 이 전 위원장 사의 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량 있고 신망 있는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 잘 찾아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도부는 원점에서 인선 작업에 나설 방침이지만, 이 전 위원장의 선임과 사퇴 과정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진 만큼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쇄신 의원총회를 통해 혁신기구 설치를 결의한 후 3주 만에 선임된 이 전 위원장 사례에서 보듯, 이번에도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르며 부담이 커진 위원장직을 선뜻 수락할 후보자를 찾기 쉽지 않고, 검증 부실까지 지적된 마당에 새 후보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이해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가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자문기구 역할에 그친다는 점도 위원장 인선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무게감 있는 원로들을 모시기에는 '급'이 맞지 않는 탓이다. 당 안팎에선 이달 말 퇴임하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구인난을 이유로 외부 인사 대신 검증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당내 인사로 눈을 돌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외부 혁신위원장은 반대한다.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원외 인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사를 계속 찾는데 다 고사를 한다. 이번 과정에서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이나 험지(서울 서초을)에서 싸우는 홍익표 의원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내부에서 얘기했는데, 외부 시각이 있는 혁신위원장이 맞지 않겠냐는 지도부 판단이 있었다"며 "먼저는 여의도 정치 배제를 우선순위에 뒀다면, 이제는 (외부 인사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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