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좀 도와주세요" 목에 걸린 젤리 꺼낸 사람은 SKT 직원이었다

입력
2023.06.01 09: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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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임직원 대상 안전교육 진행
심폐소생술·하임리히법 등 교육
기도 막힌 어린이 구한 사례도

유영상(앞줄 왼쪽 첫 번째) SK텔레콤 사장이 회사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실습교육'에서 인체 모형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유영상(앞줄 왼쪽 첫 번째) SK텔레콤 사장이 회사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실습교육'에서 인체 모형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회사에서 하임리히법 교육받은 게 생각났습니다.
고민할 겨를 없이 뛰어갔죠.

SK텔레콤 직원 지모씨


4월 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 쇼핑몰 식당가.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SK텔레콤 직원 30대 지모씨는 다급한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한 아이 부모와 쇼핑몰 보안요원이 아이를 붙잡고 어쩔 줄 몰라하며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던 것.

아이 얼굴은 파랗게 질려갔고 표정도 괴로워 보였다. 지씨는 '목에 무엇인가 걸렸구나'라고 상황을 파악했다. 동시에 회사에서 배운 '하임리히법'이 떠올랐다. 하임리히법은 음식물 등이 기도를 막았을 때 복부에 강한 압박을 줘 이물질을 밖으로 토해 내게 만드는 응급처치법이다.

그는 뛰어갔고 뒤에서 아이를 끌어안은 뒤 깍지 낀 손으로 여러 차례 강하게 눌렀다. 3분 정도 지나자 목에 걸렸던 젤리가 '툭' 하고 튀어나왔고 아이 눈의 초점과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씨는 "제 아이와 비슷한 또래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유영상 사장도 교육 참여


하임리히법. 게티이미지뱅크

하임리히법. 게티이미지뱅크


지씨의 활약은 SK텔레콤이 회사 구성원들에게 실시하고 있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실습교육' 덕분에 가능했다. 이 교육은 지난해 도입했는데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법,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처치 방법을 배운다.

교육 첫해에는 약 1,000명의 직원들이 참가했다. 올해는 약 2,200명이 교육 대상인데 5월까지 1,100명이 완료했다. SK텔레콤 유영상 사장과 김용학 이사회 의장도 실습용 마네킹을 이용해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회사는 올해부터 해당 교육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회사 구성원 가족과 협력사 직원은 물론 SK브로드밴드, SK오엔에스, 홈앤서비스 등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6,000명에게도 배울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옥 안에는 응급처치 실습교육을 위해 자동심장충격기를 추가로 배치키로 했다. 강종렬 SK텔레콤 안전보건 최고경영책임자(CSPO)는 "응급 상황 대처 방법 교육은 사업장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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