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 배상윤 '황제도피' 도운 임직원 2명 구속 "증거인멸 우려"

직원 2명 구속영장은 기각
배상윤은 인터폴 적색수배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이른바 황제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임직원들이 구속됐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범인 도피와 상습도박 방조 혐의를 받는 KH 총괄부회장 우모씨 등 임직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우씨와 수행팀장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나머지 2명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범행 관련 증거들도 이미 상당수 확보돼 있다"며 "피의자가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 면이 있다"고 했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 중 상당액이 회복됐다"며 "피의자가 베트남에서 자진귀국해 수사에 응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씨와 이씨 등이 동남아에서 도피 중인 배 회장에게 한국 음식을 가져다주고, 리조트·골프장 이동 등을 수행하며 '황제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전에 '배상윤 회장의 호화 도피생활을 도왔나', '회삿돈을 수백억 횡령하고 도박에 탕진한 사실이 맞나', '현재 어디에 체류하고 있는가' 등 배 회장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배 회장은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낙찰받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하고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에 4,000억 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회삿돈 650억 원을 빼돌려 개인 투자나 도박 등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배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