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업계의 위기? JTBC만 웃었다

입력
2023.05.31 21:15

수목극 폐지에 월화극 위기론 대두
편성 대기만 80여편
드라마 업계의 악순환 초래

최근 방송사들이 연이어 수목극 폐지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방송사들이 연이어 수목극 폐지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방송사들이 연이어 수목극 폐지를 발표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부문에서 거듭 저조한 성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수목극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JTBC '나쁜엄마'와 '닥터차정숙' 외에는 별다른 흥행작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수목극의 폐지는 드라마 업계 전반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팬데믹 시대, 시청자들이 OTT를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작품을 골라 볼 수 있게 되자 본방송을 굳이 챙겨보지 않는 추세가 이어졌고 이는 시청률 파이 감소로 직결됐다. 물론 웰메이드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보고 소비하는 추세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올해 상반기 '모범택시' '일타스캔들', 최근 '닥터 차정숙'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입소문이 나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주말극의 특수효과를 받지 않는 월화극, 수목극의 경우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KBS의 경우 '두뇌공조' '오아시스'로 처참한 성적을 안았다. 그나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4%(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선방 중이다.

tvN도 '일타스캔들'의 배턴을 이어받을 드라마를 발굴하지 못했다. 수목극의 마지막 주자였던 '스틸러'가 2%로 종영, 월화극인 '패밀리'도 3%로 종영했다. 이 가운데 JTBC는 홀로 미소를 짓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12회에서 18%를 기록했다. '나쁜엄마'도 9.9%를 돌파하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인지한 방송사들은 황금 프라임 시간대에 예능을 편성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주로 트롯 스타들을 내세운 예능들이 드라마의 자리를 꿰찼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선택이겠지만 이는 드라마 업계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만 무려 80여 편이 넘는다. 사전 제작한 드라마들은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낭패다. 신생 방송사들의 출범, OTT 편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기'에 머무르고 있다. 수목극 폐지를 시작으로 드라마들이 설 자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업계 내부에서는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했다는 지적도 인다. 결국 산업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낀 셈이다.

'오징어 게임' '연모' 등 해외에서 각광받은 우리의 드라마국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제작사, 방송사들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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