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소리 없이 강한 캡틴…'대어' 낚은 이승원의 존재감

입력
2023.05.23 16:06
수정
2023.05.23 16: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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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이영준 연속골로 2-1 승리
이승원, 김은중호 '살림꾼'에서 주연으로 도약
김은중 감독의 '실리축구'도 승리 원동력
26일 온두라스, 29일 감비아와 2·3차전

김은중호의 '캡틴' 이승원이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은중호의 '캡틴' 이승원이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은중호의 ‘캡틴’ 이승원(강원FC)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거함 프랑스를 격침시켰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승원이다. 그는 전반 22분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9분에는 이영준(김천 상무)의 헤더골을 돕는 프리킥을 차올려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만점짜리 활약으로 축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이승원은 이날 경기 전까지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해 초 단국대 재학생 신분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만큼 대표팀과의 인연도 없었다. 김은중호에 입성한 후에도 강성진(FC서울) 김지수(성남FC) 김용학(포르티모넨스) 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주고 본인은 중원에서 묵묵히 궂은일을 했다.

이승원은 올해 3월 펼쳐진 U-20 아시안컵 조별리그 타지키스탄전(0-0 무승부)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전반 내내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고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승원이 투입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만약 이승원이 없었다면 한국이 패했을 수도 있는 경기였다.

실제로 같은 대회 준결승전에서 이승원이 부상으로 빠지자 한국은 공격 루트를 찾지 못하고 우즈베키스탄에 고전했다. 슈팅수(10-27)와 유효 슈팅수(2-9)에서 크게 밀린 한국은 0-0 무승부를 거두고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했다. 김은중호의 ‘연결고리’인 이승원의 중요성이 부각된 경기였다.

이날도 이승원은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한국 대표팀의 윤활유로 활약했다. 특히 12.32㎞를 뛰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선제골 역시 그의 왕성한 활동량이 가져온 결과물이었다. 프랑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를 하던 이승원은 역습 상황이 펼쳐지자 김용학과 함께 가장 먼저 프랑스 진영으로 뛰어 올라갔다. 이어 김용학이 프랑스 수비수들 사이로 넣어준 패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이승원은 경기 후 “조별리그 3경기에서 승점을 다 따야 하기 때문에 승리의 기쁨은 하루만 만끽하겠다”며 주장으로서 마음을 다잡았다.

이날 대표팀은 ‘실리축구’로 '대어'를 낚았다. 한국은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프랑스보다 현저히 적은 볼 소유시간을 가졌고, 슈팅 수(9-23) 역시 상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유효슈팅에서는 5-6을 기록할 만큼 90분 내내 효율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특히 한국은 후반 25분 알랑 비르지니우스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고 이어진 프랑스의 막판 파상공세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승점 3을 따냈다. 김 감독은 “프랑스가 우승후보이기 때문에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전술을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철저히 준비해서 두 번째 경기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다른 F조 경기에서는 감비아가 온두라스에 2-1로 승리해 한국과 조 공동 1위에 올랐다. 한국은 26일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 29일 감비아와 3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는 총 24팀이 출전, 4팀씩 6개 조로 편성돼 각 조 1, 2위 12개 팀과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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