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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포르쉐인지 알 수 있게" 75년 이어진 포르쉐 디자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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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봐도, 밤에 봐도 ‘저 차는 포르쉐구나’ 알 수 있도록 ‘포르쉐 DNA’ 철학을 담아 디자인한다."
정우성 포르쉐 본사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독일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 독일 본사에서 일하는 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는 4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르쉐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이 회사가 수십 년 동안 상징적 디자인을 한결같이 유지해 온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포르쉐는 올해로 스포츠카 출시 75주년을 맞았다.
그는 "언제, 어디서 봐도 저 차가 포르쉐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브랜드 정체성"이라며 "차폭과 차고의 황금 비율, 펜더보다 낮은 보닛, 4점식 헤드램프, 경사진 루프라인, 일자형 테일램프는 모든 포르쉐 모델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자 포르쉐 DNA"라고 설명했다.
정 디자이너는 홍익대에서 자동차디자인 학사 학위를, 독일 포르츠하임대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2012년 폭스바겐 디자인센터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한 뒤 2012년부터는 포르쉐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3 카이엔과 992 카레라, J1 타이칸의 사전 개발에 참여했고, 911 GTS RS, 919 스트리트 콘셉트, 917 리빙 레전드 콘셉트에도 참여했다.
정 디자이너는 포르쉐 차량의 디자인이 ①비율(Proportion) ②스타일링(Styling) ③디테일(Detail)이라는 세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하고 스케치를 시연해 보였다. 그는 "포르쉐의 신차가 생산되기까지 약 4년이 걸린다"며 새로운 차량이 탄생하기까지 첫 스케치부터 3분의 1 크기의 점토제작, 3D 시뮬레이션, 모의차량 점토 제작 등 모든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정 디자이너는 차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뜻밖에도 '법률규제'라고 답했다. 그는 "(규제는) 디자이너가 열심히 한다고 고칠 수 있는 게 아닌 데다 세계 각국의 관련 규정이 제각각이라 이를 따르다 보면 차 디자인이 대체로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상고(차 바닥과 도로 사이 높이)와 차량번호판 위치, 배기구 위치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정 디자이너는 그중에서 배기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유럽에선 배기구가 밖으로 많이 보여도 상관없지만 한국에선 배기구가 덜 노출돼야 한다"면서 "한국과 유럽의 요구 사항이 각기 다르지만 결국 모두 충족할 수 있게 디자인적으로 해결했다"고 자랑했다. 정 디자이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능을 따를 때 만들어진다'라는 포르쉐 디자인 총괄 마이클 마우어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 미와 기능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포르쉐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르쉐는 지난달 31일 개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브랜드 최초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 '비전 357'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는데 이 콘셉트카 소개도 정 디자이너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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