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소,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

입력
2023.03.29 19:46
수정
2023.03.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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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이장… 유족·최측근 인사 참석

2020년 7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스1

2020년 7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소가 민주화ㆍ노동운동가들이 안장된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옮겨진다.

박 전 시장 측 한 지인은 29일 “최근 박 전 시장 배우자 강난희씨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박 전 시장 묘소를 4월 1일 오후 3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한다’는 소식을 알려 왔다”고 밝혔다. 이장식에는 가족과 최측근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최초 사설 공동묘지인 모란공원은 시민 묘소와 별도로 민주화ㆍ노동운동가들의 묘역이 조성돼 있어 ‘민주화의 성지’라 불린다.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비롯해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문익환 목사, 백기완 통일운동가, 노동운동가 출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등이 안장돼 있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무덤도 있다.

2020년 숨진 박 전 시장은 생가와 선영이 있는 경남 창녕에 묻혔다. 하지만 2021년 9월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 묘소를 야전삽으로 파헤쳐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남성은 얼마 전 재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 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박 전 시장 지인은 “서울에서 창녕까지 거리가 멀어서 유족들이 묘소를 자주 찾기 어렵고 묘소 훼손 사건도 있었던 터라, 신중히 고민한 끝에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모셔 오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은 비서실 여직원 성희롱 혐의로 피소되자 2020년 7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 조사를 벌여 2021년 1월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배우자 강씨는 2021년 4월 “인권위 권고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족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다음 달 20일 첫 항소심 재판이 열린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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