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회복, 경북이 가장 더딘 이유

입력
2023.03.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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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 경기 회복에 유리하지만
중장기 성장률 낮은 탓, 반등 못해

지난달 서울 지역의 한 철강소.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시스

지난달 서울 지역의 한 철강소.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시스

경북이 전국 16개 지역 중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 생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경기 충격에 대비해 취약 지역의 경기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7일 한국은행 부산본부 박승문 과장 등은 '코로나19 이후 지역별 경기회복 차별화의 원인 및 시사점'을 내고, "전국 16개 시·도의 경기 변동 추이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2020년 2분기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으나, 충격의 크기 및 회복 정도는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날 한은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실렸다.

보고서는 특히 "제조업에서 지역별 회복 속도 차가 두드러졌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부품·컴퓨터가 수출 호조세를 보이면서 해당 업종의 비중이 높은 경기, 충남 지역의 제조업황 회복 속도가 빨랐다. 반면 글로벌 공급·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금속가공 중심지 경북, 경남, 대구 등은 회복이 늦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 산업 비중이 높을수록 회복이 빨랐고, 숙박·음식점, 문화, 부동산 중심지는 코로나19 충격이 비교적 오래 지속됐다.

지역의 중장기 성장률 추세도 회복 속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당초 성장 수준이 낮았다면 코로나19 회복에 유리한 산업 구조를 가졌다고 해도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경북이 대표적인 예다. 경북은 2010~2020년 전자부품·컴퓨터 제조업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점 비중은 세 번째로 낮았다. 그러나 2010~2022년 중장기 성장률이 16개 지역 중 가장 낮았던 탓에, 지난해 3분기 기준 코로나19 이전의 생산 수준(제조업·서비스업 합산)을 회복하지 못한 유일한 지역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경기 충격이 재발할 경우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고 회복 속도도 더뎠던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있다"고 충고했다. 새로운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률과 직결된 교육 수준, 첨단기술 산업 비중, 연구개발 투자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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