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단비' 내린 우리은행...5년 만에 다시 '우리 천하'

입력
2023.03.23 21:5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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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 정규리그 이어 챔프전 MVP
2018년 이후 5년 만에 통합 우승
BNK는 창단 후 첫 챔프전 준우승

우리은행이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우리은행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부산=뉴스1

우리은행이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우리은행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부산=뉴스1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5년 만에 다시 '우리 천하'를 열었다.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25승 5패)에 이어 플레이오프도 전승으로 '무결점 우승'을 완성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5전3승제) 3차전에서 부산 BNK를 64-57로 꺾었다. 3연승으로 챔프전을 끝낸 우리은행은 팀 통산 11번째 챔피언, 10번째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프전)을 달성했다.

인천 신한은행 에이스에서 우리은행의 간판으로 우뚝 선 김단비는 기자단 투표 결과 75표 중 63표를 얻어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까지 통합 MVP 영예를 안았다. 김단비 개인적으로는 신한은행 시절인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맛보는 달콤한 우승이다. 우승 후 눈물을 쏟은 김단비는 "안 울려고 했는데 동료들의 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났다"며 "우승은 이제 남의 일이라 생각했기에 이번 우승은 기쁨이 두 배"라고 소감을 밝혔다.

위 감독은 "과거에 정규리그 1위는 챔프전에 직행했는데, 지금은 플레이오프부터 거쳐서 치르다 보니까 힘들었다"며 "처음 우승하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나도 부담을 가졌다"며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가 돼 더 기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단비도 "정말 부담이 컸다. 나이가 들고 팀을 옮긴다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면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은 BNK는 팀의 대들보인 김한별이 발목 부상에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맞섰지만 우리은행의 관록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긴 여정을 잘 치른 것 같아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비싼 경험을 잘했다. 이를 잘 되새겨 다음이 기대되는 팀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농구 좀 할 줄 안다'는 언니들의 경험이 패기를 이겼다. 격일마다 치러지는 경기와 부산 장거리 이동은 베테랑이 많은 우리은행에 불리할 수 있었지만 위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구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령탑의 말처럼 3차전은 베테랑들이 끝내줬다.

최고참 김정은은 상대가 추격할 때마다 3점포를 5개 터뜨리는 등 팀 내 최다인 18점(11리바운드)을 넣었다. 김단비(12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도 세 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평소 궂은일을 하던 최이샘 역시 11점을 보탰다.

입단 5년 만에 첫 우승 반지를 낀 박지현의 폭풍 성장도 챔프전에서 돋보였다. 위 감독이 2차전 도중 자신감 넘치는 박지현을 두고 "쇼하지 마"라며 호통치기도 했지만 탁월한 재능을 감출 수는 없었다. 챔프전 내내 코트를 종횡무진 휘저으면서 공격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단비는 "사실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는 박지현이라고 생각한다. 곧 박지현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산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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