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하게, 더 가볍게... 삼성전자·LG전자·애플, 프리미엄 노트북에 공들이는 까닭은

입력
2023.03.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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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북' 덕 판매량 2.5배 삼성 갤럭시 북3 "울트라도 있다"
LG는 10.9㎜ 초경량 신제품, 애플은 성능 강조

심황윤 삼성전자 MX사업부 뉴컴퓨팅 하드웨어 개발2그룹장 상무가 2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 북3 울트라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심황윤 삼성전자 MX사업부 뉴컴퓨팅 하드웨어 개발2그룹장 상무가 2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 북3 울트라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연초부터 시작된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의 신작 경쟁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북3' 시리즈로 마케팅 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LG전자는 '가장 얇은 노트북'을 내놓으며 디자인과 휴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맞섰다. 독자 설계 프로세서를 통해 고성능으로 마니아를 사로잡고 있는 애플 역시 이달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①삼성전자올해 출시한 '갤럭시 북3' 시리즈의 판매량이 전작 대비 2.5배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흥행을 이끈 건 '갤럭시 북3 프로'다. 전작보다 성능을 개선하고도 출고가가 최소 사양 기준 188만 원대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예약 판매 때는 가격을 더 낮추면서 '가성비 노트북'으로 화제를 불렀다. 온라인에선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장의 이름에서 따 온 '노태북'이란 별칭까지 유행했다.

다만 삼성은 화제작 '프로'보다는 올해 최고 성능 모델인 '갤럭시 북3 울트라'를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심황윤 삼성전자 MX사업부 뉴컴퓨팅 하드웨어 개발2그룹장(상무)은 최근 미디어브리핑에서 "울트라가 프로보다 늦게 출시됐고 가격도 높지만 호응이 좋아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울트라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노트북 중 최고 수준의 부품을 장착했지만 두께 16.5㎜, 무게 1.79㎏으로 동급 제품에 비해 휴대성도 좋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노트북 경쟁... "무게 희생하지 않으면서 성능 개선 시도"

LG전자가 17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LG 그램' 신제품은 얇고 가벼움을 장점으로 삼는다(왼쪽 사진). 애플의 '맥북 프로 M2 맥스'는 고성능을 요구하는 그래픽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오른쪽 사진). LG전자·애플 제공

LG전자가 17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LG 그램' 신제품은 얇고 가벼움을 장점으로 삼는다(왼쪽 사진). 애플의 '맥북 프로 M2 맥스'는 고성능을 요구하는 그래픽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오른쪽 사진). LG전자·애플 제공


갤럭시 북3 울트라의 대표 경쟁 제품은 ②애플이 이달 국내에 시판한 새 '맥북 프로'다. 지난해 공개한 애플 자체 프로세서 M2의 성능을 강화한 'M2 프로'와 'M2 맥스' 프로세서가 담겨 있다. 애플 측은 M2 맥스를 탑재한 맥북이 "다른 PC 노트북으로 실행 불가능한 그래픽 장면의 작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게는 울트라와 같은 16인치 모델이 2.16㎏으로 다소 무겁지만 고성능과 함께 애플 특유의 생태계 내 높은 연결성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③'LG 그램'의 인기 덕에 국내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 온 LG전자는 올해 신제품에서 디자인과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다. 17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그램 신제품 15인치 모델은 두께 10.9㎜, 무게는 990그램까지 떨어트린 가장 얇은 노트북을 표방했다.

앞서 2월부터 판매한 '그램 스타일'은 확 바뀐 디자인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뉴진스 리미티드 에디션'한정 판매 시작 6분 만에 완판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갤럭시 북3 프로'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가격은 비싸지만 무게는 가볍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노트북 신제품에 집중하는 것은 노트북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지난해부터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새 제품으로 바꾸기를 주저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불황 시기엔 고가의 제품에 매출을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더 가볍고 얇으면서도 게임이나 영상 작업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제조사는 성능을 올리면서 동시에 제품 무게도 낮춰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심 상무는 "휴대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트북이 1㎏대를 넘어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무게에서의 희생 없이 성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앞으로 개발 방향을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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