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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뽑았나... 2차 해고 칼바람 부는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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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직원 9,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도 많은 1만8,000명의 직원을 내보냈는데, 해고를 마무리한 지 두 달 만에 또 사람을 내보내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14일 2차 대규모 해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약 13%인 1만1,000명을 떠나보낸 데 이어, 1만 명을 감원하는 계획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다른 길이 없었다"고 했다.
한 주 간격으로 잇따라 전해진 두 빅테크(주요 기술기업)의 2차 해고 소식 이후 실리콘밸리에 다시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아마존과 메타의 1차 해고는 모두 두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였는데,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추가 해고가 발표되자 두 회사 소속 직원들은 물론 테크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해고를 결정한 빅테크 경영진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 탓에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선 기술주 최대 호황기였던 팬데믹 기간 빅테크들이 '필요 이상으로' 채용을 늘린 게 더 근본적인 원인이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 믿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직원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2019년 79만여 명이었던 전 세계 직원 수를 2021년 말 160만여 명까지 불렸고, 메타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전까지의 전체 직원 수와 비슷한 4만 여명을 새로 채용했다. 반면 팬데믹 동안에도 신규 채용 규모를 평년 대비 20%정도만 늘린 애플은 아직까지 해고 계획을 내놓지 않은 사실상 유일한 회사로 남아 있다. CNN은 "순다 피차이(알파벳), 저커버그 등 테크업체 CEO들은 (해고를 발표하면서)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자책했다"며 "그러나 현재 해고 계획을 관리하는 CEO 가운데 어느 누구도 직위나 보상에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선 팬데믹 이전부터 재직한 직원들과 팬데믹 기간 입사한 직원 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밸리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블라인드)에는 팬데믹 기간 빅테크에 고용된 직원들을 "(기업의) 자선활동 수혜자"라고 일컬은 글이 인기 게시물에 올랐다고 미 테크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또 "팬데믹 기간 엄청난 제안을 받고 입사한 이들이 매우 작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게 싫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글도 적잖은 공감을 샀다고 한다.
이같은 혼란은 해고 바람이 멈추지 않는 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아마존, 메타가 2차 해고에 나선 이상 다른 업체들도 추가 해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통상 기업들이 해고를 발표할 땐 다른 기업의 해고 발표에 편승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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