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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으려 셋째 출산하던 시절 지났다"... 성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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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출생아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1990년대 한때 아들이 딸의 두 배가 넘었던 셋째 이후 아이의 성비도 비슷해졌다. “어떻게든 대를 이을 사내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 유교사회의 남아선호 가치관이 약해지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며 양성 평등 의식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ㆍ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지난해 총 출생성비는 전년보다 0.4명 감소한 104.7명으로,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집계 시점(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성비의 감소는 시대 변화에 따른 흐름이다. 1990년 당시 116.5명에 달했던 출생성비는 꾸준히 낮아졌다. 97년(108.2명) 처음 110명 아래로 떨어진 뒤 몇 년간 잠시 선을 오르내리더니 2000년대 들어와서는 안정적으로 100명대를 유지했고, 2007년(106.2명) 드디어 정상 범위(103~107명) 안으로 진입했다. 사실상 성비 불균형이 해소된 것이다.
특히 셋째 이상의 성비 하락은 극적이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셋째 이후 아들이 딸의 두 배가량이었다. 1990년 193.7명이던 성비가 93년에는 209.7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울기는 96년부터 갑자기 가팔라졌다. 한 해 만에 180.3명(95년)에서 166.1명으로 14.2명 급감하더니 2000년 143.6명, 2005년 128.3명, 2010년 110.9명 식으로 뚝뚝 떨어져 갔고, 2013년 108.0명을 거쳐 이듬해 결국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
추세로 보거나 셋째 이후 자녀가 드물어진 저출생 분위기를 감안할 때 더는 구태여 출생 순위별 성비를 따질 필요가 없어진 형국이다. 첫째, 둘째, 셋째 이상 할 것 없이 모두 정상 범위에 들어온 지 이미 꽤 오래됐다. 첫째, 둘째에 비해 아직 셋째 이상의 감소 폭이 큰 편인데, 전체 성비에 수렴하는 양상이다. 전년보다 1.1명 감소한 작년에 집계 이래 최저치인 105.4명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남아선호 경향 약화가 최대 배경이다. 남자가 대를 잇는다는 유교적 사회 관념이 희미해지며 남아의 효용 가치가 떨어졌고, 제도적으로도 호주ㆍ호적 폐지로 양성의 권리가 대등해진 데다, 차별이 옳지 않다는 학교 교육도 일반화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일 본보에 “경험적으로 노후에 딸이 갖는 기능적 효용을 더 크게 느끼는 부모가 많아진 듯하다”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적게 낳아도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통념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눈에 띄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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