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모든 적대적 M&A 반대"…하이브 지분 인수 반발

입력
2023.02.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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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왼쪽),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성수(왼쪽),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겸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현 경영진 간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이 창업자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10일 전해진 가운데 SM 경영진이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10일 내놨다.

SM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와 센터장 이상 상위 직책자 25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이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와 함께 추구해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SM 1대 주주인 이수만 창업자의 현재 지분율은 18.46%다. 카카오가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 이후에는 지분율이 더 떨어져 대주주로서 영향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그간 이수만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두고 약 2년에 걸쳐 협상을 이어왔으나 양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 7일 이수만 지분 매입이 아닌 신주 매입과 전환사채 방식의 지분 확보를 발표했다. 이수만 창업자는 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원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SM은 "7일 발표된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SM 3.0'의 첫걸음"이라며 "SM이 보유한 IP(지식재산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주주(이수만)가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앞서 SM은 지난 3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한 1인 제작 시스템에서 벗어나 여러 제작 팀에 자율성을 주는 새로운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면서 'SM 3.0'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5개 제작 센터를 두고 산하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SM은 "창업자이자 현재의 K팝을 만든 개척자로서 이 전 프로듀서의 역량과 지금까지 성취해 온 업적에 대해서는 SM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기에 프로듀싱 계약의 문제점에 대해 조기에 인지하지 못했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미미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SM 소액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SM이 최대 주주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에 과도한 용역비용을 지불해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경영진과 이사회에 개선을 요구했다.

SM은 "이수만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됐다"며 "이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9월 15일 계약 조기 종료 통보를 했고, 2022년 10월 14일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22년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SM은 "우리는 'SM 3.0' 시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겠다"며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과 명예가 집중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 집단 지성이 모여 함께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고, 그 기쁨과 보상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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