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참사, 국제사회가 지원해야

입력
2023.02.08 04:30
27면
6일(현지시간) 시리아 하마에서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 시리아 인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AP 뉴시스

6일(현지시간) 시리아 하마에서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 시리아 인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AP 뉴시스

6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 지역을 강타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하루 동안 양국에서 집계된 사망자만 4,300명을 넘어섰다. 1만8,000명에 달한 부상자 또한 구조작업이 진척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대륙판 충돌 지점이라 대형 지진이 잦은 튀르키예에서도 1999년 1만7,000명이 숨진 강진(규모 7.8) 이후 14년 만의 최대 지진 참사다. 지진 발생 9시간 뒤 재차 규모 7.5의 지진이 나는 등 본진 못지않은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위력이 원자폭탄 수십 개와 맞먹는다는 이번 지진은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도시에서 가까운 지하 얕은 곳에서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튀르키예에서만 5,000채 넘는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사람들이 매몰됐다. 시리아의 경우 피해 지역이 반군 점령지로, 정부군과 오랜 내전을 치르며 이미 구조가 손상된 건물이 많았다고 한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면 잔해 제거와 수색·구조가 신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야속한 악천후와 강추위, 추가 붕괴 우려로 작업은 더딘 상태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피해 지역에 긴급구호팀을 보냈거나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고 있는 그리스 스웨덴 핀란드도 한목소리로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신냉전 도래가 우려될 만큼 국가 간, 진영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국제사회이지만, 비극적 참사 앞에선 구호와 위로를 최우선시하며 인류애를 발휘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튀르키예에 긴급구호대 110여 명을 급파하고 500만 달러의 긴급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6·25전쟁 때 1만5,000명의 대규모 병력을 유엔군에 파병했던 '형제국'이란 점을 상기시키면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는 위로 전문을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보냈다. 어려움에 처한 국가를 성심껏 돕는 것은 국제사회 일원의 도리이자 최고의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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