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공략 김기현, '전통 보수' 노린 안철수의 치열한 신경전

입력
2023.01.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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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안철수, 날 선 신경전 점화
金, 이대남 겨냥 이슈 파이팅 나서
安, 탈북자 만나 경제안보 띄우기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대중적 인지도가 약점인 김 의원은 여론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이슈로 고공전을,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인 안 의원은 세밀한 정책 분야에 집중하는 저공비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기현 "철새 정치" vs 안철수 "연포탕에서 진흙탕"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대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슬로건인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하기 위해 메뉴도 연포탕을 택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을 향한 견제구를 빼놓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당대표 선출 시 차기 공천 방향에 대한 질문에 "당에 대한 헌신을 평가해야 한다"며 "대선 행보를 계속하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정치적 빚을 갚으려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연포탕' 구호를 강조하며 "당을 하나로 묶어내겠다.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충분한 자격 있다"고도 했다. 세 번의 대선에 도전한 이력에다 지난해 5월 합당을 통해 입당한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연포탕'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연포탕'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간 여의도 한 식당에서 탈북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안 의원도 김 의원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연포탕을 외치다 갑자기 진흙탕을 외치니까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다른 당권주자들에 대해 "부잣집 자식이거나 사위"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대는 같은 흙수저 출신인 제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안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거듭 언급하며 "상황, 전략에 따라 이야기가 바뀌는 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슈 파이팅' 金, '외교안보 정공법' 安

두 사람은 선거전략에선 상이한 접근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중의 반응이 큰 이슈 선점에 나섰다. 연휴 기간 여성도 기본 군사교육을 받도록 하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찬반을 떠나 젊은 층인 20대 남녀의 반응도가 높은 이슈를 통해 약점으로 꼽히는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통합을 상징하는 '연포탕'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정치적인 표현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민방위 훈련에 대해 남녀를 이렇게 분리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왼쪽)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을 면담하고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듣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왼쪽)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을 면담하고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듣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

안 의원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중심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탈북민 간담회에 앞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통적인 보수 유권자들이 민감해하는 북한과 외교안보 분야를 다루면서 김 의원에 비해 약점으로 꼽히는 당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꼽힌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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