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화 발판 마련한 김에 납품대금 연동제 안착 박차... 골목벤처도 육성

중소벤처기업부 2023년도 업무보고
글로벌 벤처 육성·골목상권 활성화·납품대금 연동제 본격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올해 법제화 발판을 마련한 납품대금 연동제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던 벤처기업들은 미국, 중동, 유럽 등으로 뻗어나가고, 소상공인들은 상권 브랜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기회를 갖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꺾이지 않는 수출 강국, 미래를 만드는 창업 대국'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①창업벤처 ②중소기업 ③소상공인 등 순으로 이뤄졌다.

세계로 뻗어가는 국내 벤처기업... 디지털 경제 선점도 노려

중소벤처기업부 내년 업무보고 주요 내용.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창업벤처기업은 중동과 유럽 등으로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및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펀드 대상 지역을 미국, 중동, 유럽 등으로 넓히고, 구글,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과도 스타트업을 함께 키울 계획이다.

디지털 경제를 이끌 디지털·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전략기술 예비·초기 창업자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초격차 기업을 위한 모태펀드 '루키리그'도 새로 만든다. 또 5년 동안 초격차 유망 스타트업 1,000개 이상을 골라 기술사업화, 연구개발(R&D), 글로벌 진출 등을 돕는다.

수출 신시장 개척...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로 상생 기반 마련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 수출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신한류 열풍이 강한 중동과 남미 등을 대상으로 소비재 수출을 늘리는 식이다. 또 수출 우수기업 지정제도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통합해 지원금을 최대 6억 원까지로 늘리고, 간접 수출을 통해 수출에 이바지한 내수 기업도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올해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대금 연동제도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정부는 12만 개 대상 기업들이 제도를 좀 더 빨리 적용할 수 있게 내년 상반기 중 하위 규정을 마련하고, 내용과 절차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특히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창업·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부처 협력 및 교육, 홍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골목상권을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골목벤처 육성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투자자(상권기획자), 자금(상권발전기금·골목펀드), 방식(지분전환계약) 등 세 가지 요소를 아우르는 새로운 상권투자제도 법안을 마련하고, 동네펀딩, 선민간투자-후매칭융자 등 민간매칭 자금 지원을 새로 하는 식이다. 또 가정의 달과 추석, 크리스마스 등 연 3회 온·오프라인, 대·중소플랫폼이 함께하는 대규모 전 국민 상생소비 동행축제 릴레이도 열 계획이다.

정부는 이 밖에도 기업들이 복합 위기를 버틸 수 있게 정책 금융 규모를 키우고, 이차보전 및 요율 인하 등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부실위기 기업에 대해선 정부의 위기기업 지원과 금융기관 지원을 연계하고, 모태펀드로 만들어진 자펀드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보다 빠른 투자를 이끌 방침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내년도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중소기업간 상생"이라 강조하며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또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과거 스타트업이었고,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회·투자·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며 스타트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