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런 외모 속 갖가지 첨단 기능...조용함과 과격함 함께 맛 봤다"

입력
2022.12.13 04:30
17면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하남~의정부 60㎞ 시승
최고출력 300마력 3.5 엔진, 속도 따라 다른 주행감
전자제어 서스펜션·4륜구동 시스템…안정적 주행
'각그랜저' '스타리아' 디자인 요소 적용…"웅장함"
최고급 소재와 디자인 적용한 실내…가격은 부담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대한민국에서 '그랜저'가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1세대 모델인 일명 '각그랜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부자'로 통한다. 4세대 모델인 '그랜저TG'의 광고 카피 "잘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는 지금도 회자된다. 그리고 지난달 출시한 7세대 모델은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라는 평을 받는다. 36년 동안 이어진 그랜저의 헤리티지(유산)를 되살리면서 현대차의 최신 기술이 담겼기 때문이다. 올 연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를 직접 만나봤다.



저속에선 '중후함' 고속에선 '역동적'…연비도 '우수'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8일 디 올 뉴 그랜저 3.5 캘리그래피 AWD 모델을 타고 경기 하남시에서 의정부시를 다녀오는 약 6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코스 대부분은 고속화 도로로 구성, 고속 주행 성능과 승차감 등을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처음 쓰인 전자제어 서스펜션, 4륜 구동장치 등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살폈다.

새 그랜저는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m 등의 힘을 내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 있다. 엔진 관련 수치 때문에 주행할 때 소리가 많이 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시내 도로에서 중저속으로 달릴 땐 전기차가 아닌가 싶을 만큼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가속 페달에 힘을 실어도 엔진 소리가 크지 않았다. 서스펜션도 적당히 단단하게 세팅,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하지만 마냥 얌전하기만 한 차는 아니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속도를 높이자 완전히 다른 차였다. 엔진회전수(RPM)를 5,000 이상으로 올리면 큰 엔진 소리와 함께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가속력이 느껴졌다. 고속으로 차로를 바꾸거나, 회전 구간을 달릴 때도 안정적이었다. 주행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세팅 값을 바꾸는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4륜 구동 장치가 제 역할을 한 덕분이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2)는 전후측방에 근거리 레이더가 장착,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방어 운전에 도움을 줬다. 또 방향지시등만 켜도 차로를 변경하는 기능도 다른 차량들보다 재빠르게 작동했다. HDA2 덕분에 의정부에서 하남으로 돌아가는 길은 피로감이 반으로 줄었다. 주행을 마치고 얻은 실제 연비는 리터(L)당 12.4㎞에 달했다. 공인연비(9.2㎞/L)보다 38% 이상 높은 수치다.



'각그랜저' '스타리아' 연상시키는 디자인…실내 고급감 '엄지척'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뉴스1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뉴스1


이번 그랜저가 화재가 된 또 다른 이유는 디자인이다. 1세대 그랜저에 대한 '오마주'(존경)를 담으면서,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요소가 입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승합차 스타리아에서 시작된 현대차의 새로운 얼굴 디자인은 그랜저를 미래에서 온 자동차처럼 보이게 했다.

전면부는 웅장하면서 미래지향적 느낌이다. 주간주행등(DRL), 방향지시등 역할을 동시에 하는 수평형 LED 램프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릴의 파라메트릭 패턴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얼굴을 화려하게 바꾸어 놓았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길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실제 전장(5,035㎜)이 이전 모델 대비 45㎜ 길어지면서, 그랜저 역사상 처음으로 5미터(m)를 넘어섰다. 휠베이스(2,895㎜) 역시 기존 대비 10㎜ 길어지면서 비례감도 좋아졌다. 반면 뒷모습은 단순해 다소 아쉬웠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모습. 뉴스1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모습. 뉴스1


차 안은 지금껏 겪어봤던 현대차의 실내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촉감이 부드러운 나파 가죽과 알루미늄 내장재가 어우러져 우아하면서 세련됐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은 1세대 그랜저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조작계를 통합한 형태로 재탄생했다. C필러(지붕과 트렁크를 잇는 기둥)의 오페라 글래스도 1세대 그랜저를 생각나게 한다. 내비게이션과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보여주는 중앙 터치스크린은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이 좀 더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에어컨 등 공조 장치를 터치스크린으로만 조작할 수 있어 운전 중 사용이 어려웠다.

디 올 뉴 그랜저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기본 가격은 △2.5 가솔린 3,716만 원 △3.5 가솔린 4,035만 원△1.6 하이브리드 4,376만 원 △3.5 LPG 3,863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시승 모델은 5,605만 원짜리였다. 가장 상위 트림에, '블랙잉크' 색상을 제외한 풀 옵션 차량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인기가 높아지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풀 옵션 가격이 5,974만 원까지 올라간다. 디자인, 성능에 대한 자신감에서 가격까지 같은 등급의 수입차와 견줄 만큼 높였다.


의정부 하남=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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