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해석은 결국 심판이" 논란의 VAR... 16강 진출 최대 변수로

입력
2022.12.01 14:28
수정
2022.12.01 14:3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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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그리즈만 골, VAR 통해 취소
오프사이드 룰에 대한 해석 분분 메시, 골키퍼에 얼굴 스쳤지만... VAR로 페널티킥 선언 "치욕적인 결정"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1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막판 터트린 동점골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취소되자 머쓱해 하고 있다. 알라얀=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1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막판 터트린 동점골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취소되자 머쓱해 하고 있다. 알라얀=로이터 연합뉴스

비디오판독(VAR)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대회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SAOT) 등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정확한 판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결정은 '사람'인 심판이 내리는 만큼 VAR를 사용해도 오심 아닌 오심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축구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판정이 잇따라 나오면서 심판이 16강 진출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1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에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항의 문서를 공식 발송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날 튀니지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후반 종료 직전 VAR로 취소된 앙투안 그리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득점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축구협회가 정확히 어떤 이유를 근거로 득점 인정을 요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인정되지 않은 득점과 관련해 두 가지 쟁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에 발생했다. 0-1로 뒤진 프랑스는 당시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벌이고 있었다. 추가시간 8분 프랑스의 오렐리앙 추아메니(22·레알 마드리드)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는데, 튀니지의 수비수 몬타사르 탈비(24·로리앙)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그리즈만 앞에 떨어졌다. 그리즈만은 이를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으면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심판은 VAR를 통해 크로스를 올릴 당시 그리즈만의 위치가 상대 오프사이드 라인보다 앞서 있었다고 판단, 골을 취소했다.

첫 번째 쟁점은 탈비의 '의도적인 플레이' 여부다. 그리즈만은 추아메니의 최초 크로스 시도 때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탈비가 공을 걷어낼 때는 온사이드 위치였다. 하지만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FIFA의 오프사이드 규정에 따르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플레이에 관여 △상대 수비를 간섭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이득을 취득 △골대 혹은 상대 선수에게 맞고 튀어나왔을 경우 △상대 선수에 의해 의도적으로 세이브된 공을 잡았을 경우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주심은 그리즈만의 골이 마지막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해석과 배치된다. 지난해 10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킬리안 음바페(24·PSG)의 골이 인정된 적 있기 때문이다. 당시 IFAB는 "의도적으로 플레이한다는 것은 선수가 공을 제어하고 다음 상황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팀 동료에게 패스 △소유권을 되찾는 것 △발이나 머리로 걷어내는 것 등이 해당되며 선수의 패스가 부정확하거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의도성이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적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날 주심은 그리즈만의 득점을 인정한 뒤 경기가 재개된 이후에야 그리즈만의 골에 대한 VAR를 실시했다. 이미 지나간 상황에 대한 사후 판독을 실시한 것이다. IFAB의 공식 경기 룰에 따르면 경기가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되는 경우, 심판은 판정에 대한 '검토(review)'만 수행할 수 있다. 잘못된 신원 문제와 폭력적인 행위, 침 뱉기와 물기 등 극도로 공격적, 모욕 및 학대 행위에 대해서만 사후 '징계'가 가능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VAR를 통해 수차례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가 됐는데, 모두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판정이 내려졌다.

논란의 장면은 다른 경기에도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PSG)는 폴란드전에서 석연치 않은 장면에서 VAR를 통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메시는 전반 36분 페널티박스에서 헤더를 시도하다 폴란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32·유벤투스)의 손에 얼굴을 스쳤다. 주심은 VAR를 통해 메시가 얼굴을 가격당했다고 판단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경기 후 판정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앨런 시어러는 "절대 페널티킥이 아니다"고 일갈했고, 리오 퍼디난드도 "치욕적인 결정"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영국 BBC의 해설자 대니 머피도 "슈체스니의 손이 메시의 얼굴에 닿긴 했지만 큰 접촉은 아니었다"며 "접촉이 항상 페널티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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