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란 히잡 시위 사망자 300명 넘겨… “위기 상황”

입력
2022.11.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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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계속 늘어… 당국 시위 대응 강화”
“31개 주 가운데 25개주 사망자, 어린이 40여명 포함”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힌 뒤 의문사한 지 40일을 맞은 지난달 26일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교차로를 막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힌 뒤 의문사한 지 40일을 맞은 지난달 26일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교차로를 막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힌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이 촉발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를 정부가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위기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22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란 정부가 이른바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숨졌고,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제러미 로런스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2개월간 이란 당국의 시위 대응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이란 내 31개 주(州) 가운데 25개 주에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나올 정도로 사망 사건은 전국적이며 40명 넘는 어린이 희생자를 포함한다고 로런스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는 "지난 주말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며 "그런데도 당국이 대응 수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은 이 나라가 위기 상황에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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