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바이든, 화난 트럼프'...2024년 대선 기싸움 시작

입력
2022.11.10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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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주주의 위해 좋은 날" 평가
트럼프 "조금 실망...그래도 큰 승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개표 결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개표 결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11ㆍ8 중간선거로 미국 전ㆍ현직 대통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도 맞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 공화당 신승, 상원 접전’이라는 중간선거 성적표를 받아 든 뒤 서로 다른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에 ‘조기 레임덕’ 우려를 떨쳐낸 바이든 대통령은 환한 표정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원했던 후보들의 잇따른 낙선에 분노했다.

바이든, 깜짝 기자간담회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이 상ㆍ하원을 모두 공화당에 내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선전했다는 결과가 나온 뒤였다.

그는 “민주당이 그 누구의 예상보다, 그리고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이후 그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중간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모두가 ‘마가(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ㆍ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공화당이 다시 정부를 장악하지 않게 돼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미국을 위해 좋은 날이었다”며 ‘레드 웨이브(Red waveㆍ붉은 물결·빨강은 공화당 상징색)’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확산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불가론도 사라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우리의 의도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었다”며 “아마 내년 초 (대선 출마 관련)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 빠진 트럼프 "후보들 졌다고 내가 왜 비난받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가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가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반면 기세를 올리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가 빠졌다. 공화당 압승을 바탕으로 15일 대선 도전을 화려하게 선언할 계획이었지만 선언 시점 연기를 참모들이 설득 중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분노를 터뜨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공화당에서도 그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1ㆍ6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책임론을 주장해온 애덤 킨징어 공화당 의원은 “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서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할 때라는 게 명확해졌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지원했던 ‘트럼프 키즈’ 후보들의 잇따른 낙선과 자질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적반하장식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그 공이 인정돼야 하지만 그들이 진다고 해서 내가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는 “어떤 측면에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하나 내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매우 큰 승리”라고 밝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ㆍ하원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일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49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해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하원 역시 공화당이 과반(218석)에 못 미치는 209석을 확보한 상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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