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임신중지권' 선전…3개 주는 헌법으로 보장

입력
2022.11.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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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켄터키도 "임신중지 금지 안 돼"

8일 미국 미시간 디트로이트의 데이비드 휘트니 빌딩에 모인 임신중지권 지지자들이 임신중지권을 주 헌법에 명기하는 내용의 투표 개표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8일 미국 미시간 디트로이트의 데이비드 휘트니 빌딩에 모인 임신중지권 지지자들이 임신중지권을 주 헌법에 명기하는 내용의 투표 개표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미국의 5개 주(州)에서 중간선거와 병행 실시된 임신중지권 관련 투표에서 4개 주 유권자가 임신중지권을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한 개 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투표를 치른 5개 주 중 캘리포니아·미시간·버몬트는 여성의 임신중지권 보장을 주 헌법에 명기하기로 했다. 이들 주에서는 주 헌법에 '생식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넣은 헌법 개정안을 투표에 부쳤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진보 텃밭인 미시간에서는 개표율 95% 상황에서 56.7%가 주 헌법 개정안에 찬성했고, 캘리포니아에선 개표율 42%에 65%의 압도적 찬성으로 일찍 통과가 확정됐다. 버몬트에서도 개표율 95%로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무려 77.2%가 주 헌법 개정에 찬성했다.

보수세가 강한 켄터키에서도 임신중지권이 인정됐다. 켄터키는 앞서 언급한 3개 주와 반대로 주 헌법에서 임신중지 권리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투표에 부쳤지만, 개표율 95% 기준 유권자 52.4%가 개정안에 반대했다. 찬성은 47.6%였다. 켄터키는 1980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두 차례(1992년, 1996년)를 제외하고는 줄곧 공화당을 찍은 보수 텃밭이라 결과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주민투표는 켄터키주 대법원이 켄터키의 임신중지 금지법에 관한 심리를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나왔다.

현재 임신중지가 합법인 몬태나주에서는 임신중지를 돕는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 가능성을 열어놓는 내용의 개정안을 주민투표에 올렸다.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83% 개표율 상황에서 반대 52.2%, 찬성 47.8%로 임신중지권 인정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미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뒤 낙태에 관한 권리를 놓고 각 주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의견을 묻는 절차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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