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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고금리 쇼핑할 때... 누구는 이자로 밤잠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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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 정도 묶어 놓을 건데, 금리 괜찮은 예금 좀 추천해주세요."
여윳돈 보유자 A씨
"17만 원 내던 전세 대출 이자가 33만 원 됐네요. 부모님 집으로 들어갈까 봐요."
대출 보유자 B씨
최근 금융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뛰는 금리에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윳돈 있는 사람들은 이자를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예금 등에 가입하기 위해 '금리 쇼핑'에 나선 반면, 빚 많은 사람들은 대출 이자 오름세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최근 10년 만에 3%에 진입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이들 사이의 금융자산 양극화도 더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5%에 근접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뭉칫돈이 연일 들썩이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이미 5%대 예금이 출시됐다. 50대 회사원 김모씨는 "지난해 주식을 판 돈을 일찌감치 쪼개 은행 예금에 맡긴 상태"라며 "예금 금리가 한동안 더 오른다고 하니 올 연말 만기가 되면 괜찮은 상품으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 사이에선 '이자 재테크'라는 말도 오간다.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물가도 뜀박질하면서 주머니 사정을 그나마 낫게 해주는 건 예·적금 이자뿐이란 인식 때문이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2금융권의 고금리 예·적금 선착순 특판 소식이 매일 같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기준금리가 내리 뛰면서 은행 예·적금을 중심으로 한 안전 자산은 시중 자금을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8월 정기 예·적금 상품에 34조1,000억 원이 몰려 약 2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 약 30조 원이 늘었다.
반면 빚을 내 집을 샀거나 여러 형편 탓에 대출을 받은 서민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변동금리 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9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3.4%를 기록하면서 이미 가파른 상승세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의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들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올리면 이를 반영해 대출을 내줄 때 이자도 올린다.
다음 달 발표되는 10월 코픽스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영향까지 반영되는 만큼, 현재 7%대 진입을 눈앞에 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내 8%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치솟은 이자 부담에 '갚을 수 있는 빚은 갚고 보자'는 움직임도 커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건수(34만170건)와 비슷한 규모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담대보다 통상 금리는 높은 반면, 대출 규모는 적어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상환에 나선 경우가 많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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