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경호 고발도 검토"···기재부 국감 자료제출 거부 지침 후폭풍

입력
2022.09.29 16:30
본보 기재부 국감 자료제출 거부 지침 보도 이후
민주당 기재위원 일동, 기재부 규탄 기자회견
문체부는 최대한 지각 제출하는 '꼼수' 지침도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4일 업무연락포털시스템에 게재한 '공공기관 혁신계획안 관련' 공지. 조승래 의원실 제공

기획재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에 국회의 '공공기관 혁신계획안' 제출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린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밝혀진 이후 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 기재부, "국회 자료 요구에 '제출 곤란' 답하라" 공공기관에 일괄 지침)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재위원들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고발 카드까지 꺼내들며 기재부를 규탄한 데 이어,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자료를 최대한 지각 제출하는 '꼼수 지침'을 내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가 국회 국정감사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라고 지침을 하달한 건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에서 의결한 자료 요구는 누구든 따라야 한다"며 "기재부의 자료제출 거부가 지속된다면 국회법 등에 따라 추경호 장관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24일 내부 연락망인 업무연락포털시스템을 통해 "의원실 등에서 주무부처 및 기재부로 제출한 기관별 혁신계획을 요구하는 경우, 검토 중인 상황으로 제출 곤란함을 안내 부탁한다"고 모든 공공기관에 일괄 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혁신계획은 윤석열 정부가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구조조정 계획을 말한다.

전날 본보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기재부는 모든 공공기관에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성실한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재발송하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문체부는 되레 자료를 최대한 늦게 제출하는 '꼼수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드러나 정부를 향한 입법부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28일 산하 기관에 메일을 통해 "(공공기관 혁신계획안 자료를) 제출하고 최대한 기한에 맞추되 천천히 제출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공지했다. 또 제출 자료는 기재부의 요청에 따라 수정한 '최종안'이 아닌 문체부에서 기재부로 제출한 '초안'을 내도록 했다.

전날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공공기관에 국감자료 지각 제출을 종용하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호정 의원실 제공

앞서 문체부는 산하 공공기관에 국회의 공공기관 혁신계획 자료 요청을 거부하는 '답변 예시문'을 작성해 하달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문체부는 지난달 26일 산하 기관에 "우리 부는 붙임 답변 예시와 같이 자료제출을 하지 않을 예정이니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국회 등에 제출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류 의원은 "문체부가 소관기관의 자료제출을 단속하는 것은 국정감사를 방해할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공공기관에 '답변 예시문(오른쪽 사진)'을 첨부한 메일을 통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계획'과 관련한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도록 공지했다. 류호정 의원실 제공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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