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상 이유가 뭔가"... 이준석 가처분 법정서 웃음 터진 까닭은?

입력
2022.09.28 20:00
국민의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 기일
"최고위원 사퇴=비상상황" 규정이 핵심 쟁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전주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이달 5일 사퇴했다가 13일에 또 비대위원에 임명됐습니다. 일신상의 이유가 뭔가요.”

28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310호 법정. 제51민사부(부장 황정수) 심리로 진행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3~5차 가처분 신청 일괄심문 도중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에 법정은 일순 웃음바다가 됐다. 사건 당사자로 법정에 출석한 전 비대위원이 주호영 비대위에 합류했다가 법원 무효 결정으로 일괄 사퇴를 거쳐 8일 만에 다시 정진석 비대위에 들어간 점을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 축출을 위해 일부러 ‘비상상황’을 만들었다는 취지다. 내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된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출범의 적법성이 인정되면 당대표로 복귀할 수 없다.

이날 심문은 ‘최고위원 4인의 사퇴’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한 개정 당헌의 절차와 내용이 적법한지(3차), 그 결과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가 유효한지(4ㆍ5차) 등을 따져묻는 자리였다. 비상상황이 인위적이라고 법원이 판단하면 이 전 대표 권리를 침해한 만큼 인용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의 경우엔 정당 자율성이 인정돼 기각될 확률이 높다.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일축했다. 앞서 법원의 1차 가처분 결정으로 비상상황을 보다 상세히 규정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지, 이 전 대표를 쫓아내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비대위원은 “모호한 당헌 비상상황 규정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표 주장은) 천동설과 같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개정 당헌에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논리도 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따로 뽑도록 돼 있어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가 다른데, 최고위원 사퇴 여파로 당대표까지 물러나게 하는 건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군의회 의원이 9명인 울릉군 사례를 언급하며 “울릉 가선거구에서 당선된 4명 중 3명이 궐위되면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울릉군의회의 기능을 정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별도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사퇴했다고 해서 당대표의 권리까지 박탈할 순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측은 정당의 자율적 권리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국민의힘 측 변호인은 ‘정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은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긴다’는 판례를 내세워 “개정된 당헌의 내용이 현저히 정의에 어긋나거나 사회통념상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이 전 대표 측이 소명하지 못하면 사건 자체가 기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처분 결과는 이르면 내주 중 나올 예정이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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