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강행 러시아... 미국이 꺼낸 카드는?

입력
2022.09.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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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민투표 맞춰 유엔 차원 규탄 결의안 추진
첨단 대공미사일 NASAMS 포함 11억 달러 원조

한 남성이 27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에서 러시아 국기가 새겨진 옷을 입은 어린이 그림 벽화를 지나고 있다. 루한스크=AP 뉴시스

한 남성이 27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에서 러시아 국기가 새겨진 옷을 입은 어린이 그림 벽화를 지나고 있다. 루한스크=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서두르자 미국도 견제 카드를 잇따라 꺼내 들었다. 병합 찬반 주민투표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첨단 지대공미사일 ‘나삼스(NASAMS)’ 등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차지하거나 병합하려고 시도하는 어떠한 영토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가 가짜 주민투표 결과를 미리 정해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만약 이러한 투표 결과가 받아들여진다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엔 차원 결의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변경된 지위를 인정하지 말고 러시아의 철군을 의무화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ㆍ루한스크주와 남부 자포리자ㆍ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23일부터 닷새간 영토합병안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지역별로 최고 99%가 넘는 압도적 찬성률로 영토 편입이 가결됐다.

러시아는 이들 점령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공식화함으로써 향후 우크라이나의 이 지역 공격을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열어두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이번 투표를 ‘가짜 투표’로 규정하고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11억 달러(약 1조5,800억 원) 규모 군사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 미국이 며칠 내에 군사 원조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지원 목록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를 바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발사대를 비롯해 드론 대응 시스템, 레이더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2개월 내 NASAMS 2기를 인도하고 최대 1, 2년 내에 6기를 더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NASAMS는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버그와 미국 군수업체 레이시언이 공동으로 개발했고 최대 사거리가 160㎞에 달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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