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사장, '신당역 살인' 열흘만에 분향소 찾아 사과

입력
2022.09.24 12:30
근무환경 개선·재발 방지 대책 마련 약속
김 사장, 인력 증원 방안에 대해선 말 아껴

24일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서울지하철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열흘 만에 현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와 유족,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사장은 24일 오전 사고 현장인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유족과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공식 사과문 발표는 없었다.

김 사장은 사과문에서 "우리 일터에서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과 시민, 직원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고인이 오랜기간 큰 고통 속에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돼 통한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사의 근무 환경 개선과 조속한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챙겨보겠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찾아내 고치고 조속하게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환이 A씨에 대한 스토킹 등 혐의로 이미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범행에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빠르게 고쳐나가겠다"고 사과했다. 당시 전주환은 내부 전산망에서 확인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A씨의 옛 주소지에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하자 근무지인 신당역으로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다만 인력 증원 방안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0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재발방지 대책으로 야간순찰 업무 시 '2인1조'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 증원을 제시했다.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 인력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체 265개 역(3,360명 근무) 중 27%인 73개 역(715명)이 2인 역무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인 체제에선 민원 접수를 위해 한 명이 자리를 지키면 순찰 업무는 혼자 맡을 수밖에 없다.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선 공사 직원 전주환(31)이 입사 동기였던 여성 역무원 A(28)씨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주환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불법 촬영물과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며 스토킹을 해온 혐의로 징역 9년을 구형 받자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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