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 5,200가구... 5년 새 3배

입력
2022.09.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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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단가 부족, 수요자 눈높이 못 미쳐
홍기원 의원 "시세에 맞는 지원금 필요"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의 공실이 5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은 5,229가구다. 2017년 1,822가구였는데 5년간 2.9배 증가한 것이다. 전체 매입임대주택 재고량 중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2.2%에서 3.3%로 늘었다.

빈집의 47%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별로 경기가 1,6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723가구, 126가구로 집계됐다. 빈집 비율은 △충남(8.8%) △부산(5.9%) △세종(5.9%) △충북(5.7%) 순으로 높았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도심 내 기존주택 등을 매입한 후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조건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새로 짓는 방식의 건설형 공공임대에 비해 실수요자에게 빠르게 주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매입임대 공급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한 탓에 실수요자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양질의 주택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청년 유형 매입임대 지원단가는 서울 기준 2억5,300만 원, 신혼부부Ⅰ(다세대, 연립주택) 신혼부부Ⅱ(아파트 위주)는 각각 2억5,000만 원, 4억5,400만 원에 그쳤다. 8월 서울 연립주택과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4,888만 원, 3억474만 원(KB부동산)으로 지원단가를 웃돌았다. 아파트는커녕 서울 내 빌라와 오피스텔 매입도 쉽지 않은 셈이다.

홍기원 의원은 "정부는 매입임대주택 지원단가를 매년 주택 유형별로 선별해서 상향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체 유형을 시세에 맞게 반영하는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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