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당뇨병·고혈압 있으면 검진 필요

입력
2022.09.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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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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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수축하려면 전기가 발생해야 한다. 근육으로 이뤄진 심장도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전기를 일으키고, 심장 전체로 신호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대정맥과 우심방 접합부에 있는 ‘동방 결절(洞房結節ㆍsinoatrial node)’에서 전기 신호가 만들어지고, 심방을 수축한 뒤 ‘방실 결절(房室結節ㆍatrioventricular node)’을 거쳐 심실 수축이 일어난다.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은 이러한 체계의 이상으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것을 말한다. 즉,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으로 맥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성인의 심장박동 수는 분당 60~80회이고, 분당 60~100회까지 정상 맥박이다.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게 된다. 부정맥은 심방과 심실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심장의 선천적 기형이 있거나 심근경색, 판막 질환, 심근병증 등 다른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도 발생할 수 있다.

서맥(徐脈)의 대표 증상은 어지럼, 무력감, 실신 등이다. 빈맥(頻脈)의 대표 증상은 두근거림, 호흡곤란, 가슴 통증, 가슴 답답함 등이다.

심실에서 빈맥이 발생하는 경우(심실빈맥ㆍ심실세동) 첫 증상이 돌연사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서맥 중에서도 가장 심한 ‘3도 차단’이 ‘방실 결절’에 발생하는 경우 심실성 부정맥이 유발돼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혈전을 발생시켜 뇌경색 등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정맥 원인은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 판막 질환, 심부전 등 매우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심장 노화가 진행되면서 이 같은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선천성 심장 질환이나 유전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수면 무호흡, 과음 등이 부정맥 원인이다.

부정맥은 심전도를 측정해 진단한다. 증상 지속 시간이 짧고 빈도가 낮아 진단이 안 되면 ‘24시간 홀터(Holter)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3일~1주일 이상 홀터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검사 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도 환자가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면 혈관으로 전극이 달린 카테터를 심장에 넣고 전기 신호를 분석하는 ‘전기생리학 검사’로 진단한다. 전기생리학 검사는 심장 내 비정상 회로가 있으면 즉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빈맥은 항부정맥제를 통한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부정맥 종류와 환자 증상 유무에 따라 특별한 치료 없이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혈관 속으로 가는 도관을 삽입해 부정맥 발생 부위에 위치시키고 고주파 에너지를 가해 부정맥을 일으키는 조직을 파괴하는 ‘전극 도자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 발작성 심방세동에 풍선을 폐정맥에 밀착시키고 액체 질소를 이용해 풍선을 급속히 냉각시켜 잘못된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냉각풍선절제술’도 사용되며, 시술 시간과 입원 기간을 단축하는 장점이 있다.

서맥은 인공 심박동기를 삽입해 치료한다. 심부전이 있거나 급사를 경험한 심실세동 환자에게는 심장에 전기 충격을 줄 수 있는 제세동기(ICD)나 심 기능 개선을 위한 재동기화기를 삽입한다.

최근에는 정맥 내 삽입 유도선이 없는 ‘무전극 유도 심박동기(Leadless Pacemaker)’를 삽입하거나,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S-ICD) 사용하는 등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하고 있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고혈압ㆍ당뇨병 등 원인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 과도한 음주는 부정맥을 유발하므로 절제하는 것이 좋다. 심장 질환이 있다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

이미 부정맥으로 진단됐다면 술ㆍ스트레스 등 자신에게 부정맥을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피해야 한다.

최형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부정맥 증상은 때에 따라 매우 치명적이기에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당뇨병ㆍ고혈압 등 부정맥을 일으키는 동반 질환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ㆍ치료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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