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英 여왕 장례식 참석… 왕실 조정으로 전날 조문 일정은 불발

입력
2022.09.19 23:00
수정
2022.09.20 08:4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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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이날 거행된 국장 미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엘리자비스 2세 여왕에 대한 추모의 뜻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장에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도 자연스럽게 조우했다.

찰스 3세 국왕을 비롯한 영국 왕족과 영연방 총독들 뒤로 각국 정상 250여 명이 빽빽하게 착석했는데, 윤 대통령 부부는 앞에서 14번째 열로 배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 부부 2열 앞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같은 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각각 앉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 직후 런던 처치하우스에서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의 명복을 빌며 영국 왕실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힘써오신 여왕님과 동시대에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조문록을 작성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영국 의회 건물 웨스트민스터 궁전 내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여왕의 관을 조문하려고 했으나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주요 7개국(G7) 국가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물론이고 왕치산 중국 부주석도 국빈 자격으로 조문했다"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영국을 도대체 왜 갔느냐"고 '외교 홀대'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어제 이른 오후까지 도착한 정상은 조문할 수 있었고 런던의 복잡한 상황으로 오후 2~3시 이후 도착한 정상은 오늘로 조문록 작성이 안내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 다수의 정상급 인사가 조문록을 작성했다.

윤 대통령이 리셉션이 열린 버킹엄궁에 개인 차량이 아닌 셔틀버스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왕실의 절차’라며 반박했다. 김 수석은 “(의전을 하는) 사이드카가 4, 5대 정도 붙었고, 보통은 250여 명 정상들에게는 이 정도 규모가 배치되지 않는다”며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 또한 전날 한영 양자회담 개최를 희망했지만 (윤 대통령의) 도착 시간 관계로 부득이하게 시간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장례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빅터 스위프트 회장을 만나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1934년 생인 스위프트 회장은 영국 육군 왕립 전자기계 공병공단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전 용사 국민포장 수여를 마지막으로 1박 2일간의 영국 일정을 마치고 제77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전날 밤 버킹검궁에서 열린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서 각국 정상들과 환담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루나이 국왕은 모친이 한국을 방문한 뒤 손주들에게 한복을 사왔는데 아름다워서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했다"며 "몽골 총리는 '한국이 세상을 보여주는 통로'라고 했고, 파키스탄 총리는 '공식 초청 서한을 보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런던 =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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