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되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입력
2022.09.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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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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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가 넘으면 청력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노인성 난청 환자는 우울증이나 인지장애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선우웅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중년 이후 청력에 문제가 발생하면 노인성 난청이 의심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청력 재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노인성 난청은 귀 속 신경 세포가 시간이 흘러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것이 주원인이다. 이들 신경 세포도 한 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처음엔 고음이 잘 안 들리다가 소위 ‘가는 귀 먹은’ 상태를 거쳐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대화할 때 말소리는 들리지만 뜻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 난청 환자 비율은 2000년 11%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0년에는 16.4%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24.1%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우웅상 교수는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어서 노인성 난청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성 난청은 고령인의 다양한 심리ㆍ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시끄러운 환경은 노인성 난청을 가속화한다. 어쩔 수 없이 이런 환경에 노출된다면 자주 휴식을 취하고, 귀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또 고령인이라면 평소 청력 건강에 이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흡연도 노인성 난청 위험을 높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

노인성 난청은 제한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고령인의 소통을 방해해 사회적 고립을 가속화한다. 노인성 난청 환자는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주변인과 대화가 단절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이는 단순 청력 문제를 벗어나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가중하는 원인이 된다.

실제 노인성 난청 환자는 건강한 고령인보다 우울증ㆍ인지장애ㆍ치매 같은 질환에 취약하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됐다면 보청기나 이식형 청각기기 등으로 청력 재활에 힘써야 한다. 최근 기술 발달로 다양한 형태와 특성을 가진 보청기가 개발돼 있다.

따라서 노인성 난청 환자의 난청 정도, 유형, 심리 상태, 사회활동 정도 등을 면밀하게 평가한 후 보청기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보청기 등 청력 재활 기기의 착용 후에는 또한 적극적인 재활이 이뤄져야 한다.

선우웅상 교수는 “고령인에게 난청은 단순한 청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생활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노쇠로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중년 이후 특별한 원인 없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정밀 검진을 받고 조기 발견해 난청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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