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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해의 날을 맞으며

입력
2022.09.02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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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언어와 관련된 국제 기념일이 여럿 있다. 9월 23일은 '세계 수어의 날'이며 9월 26일은 '유럽 언어의 날'이다. 8월 끝자락에 '심심한 사과' 논란으로 '문해력'이 주목받았는데 9월 8일인 '세계 문해의 날'도 다가온다. 그런데 세계 문해의 날이 시작된 연도가 자료에 따라 1965년, 1966년, 1967년 등으로 다르거나 왜 9월 8일인지 해설이 누락된 글이 많아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1965년 '문맹 퇴치'에 공을 들이고 있던 이란의 테헤란에서 9월 8일부터 19일까지 '문맹 퇴치를 위한 세계 교육 장관 회의'가 개최되었는데 이 회의 개회일을 세계 문해의 날로 선포하고 모든 국가에서 지키도록 권고하였다. 다음 해 9월 8일 세계 곳곳에서 문해의 날 기념행사를 하였고 마침내 1966년 10월 26일에 유네스코 제14차 총회에서 9월 8일을 세계 문해의 날로 선포했다. 이에 1967년부터 공식적으로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이다.

세계 문해의 날은 우리나라에도 뜻깊다. 유네스코는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문맹 퇴치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 1990년부터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해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여하고 있다. 문자로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세종대왕의 정신을 온 세계가 함께 기억하게 된 것이다.

이번 '심심한 사과' 논란을 문해력의 문제보다는 어휘력의 문제와 태도의 문제로 분석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 논란이 논란에만 그치지 않고 누군가의 주장처럼 우리 언어생활에 '성찰'의 기회를 준 것이라 여겨도 좋겠다. 도자기를 빚듯 대중을 향한 말이나 글을 표현할 때 깊은 정성을 쏟으면 어떨까?

황용주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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