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넣으면 매달 30만 원이 통장에!"... 실속파 상품 완전정복

입력
2022.08.28 09:00
수정
2022.09.04 19: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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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배당' 상품을 꼼꼼히 살펴 봤어요
신한·미래에셋 '월 분배 ETF' 출시
다우, S&P 배당금 모아 매달 지급
월세 등 매달 일정 금액 필요 땐
삼성·한투 '월 이자 지급식 채권' 고려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주식 배당금 또는 채권 이자를 매달 지급받는 '월 분배 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식 배당금 또는 채권 이자를 매달 지급받는 '월 분배 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식은 물려 있고(1), 집값은 떨어지고..."

요즘 어딜 가나 들을 수 있는 흔한 하소연입니다. 올 들어 코스피는 500포인트(17%) 이상 떨어졌고, '철옹성'인 줄 알았던 강남 포함 서울 전 지역의 집값이 떨어졌다고 하죠(2). 예·적금으로 금리가 오른 덕이라도 보나 싶지만 우대금리를 꽉 채워 받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3). 바야흐로 '투자 혹한기'입니다.

그러자 "실속부터 챙기자"며 배당금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의 배당 일정을 분석해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짜는 거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시장의 수요를 발 빠르게 포착, 매달 배당금을 주는 월 분배 상장지수펀드(ETF), 매달은 아니지만 배당 횟수를 늘린 상장지수증권(ETN)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요. 월 배당 포트폴리오 작성을 돕는 서비스가 이미 있지만(4), 이마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어떻게 '매달' 돈을 주냐면요

‘월 분배 ETF’ 개념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월 분배 ETF’ 개념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입니다. 코스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종합 지수, 2차 전지 등 주식 부문(섹터) 그리고 각종 채권 수익률을 추종합니다(5).

ETF로 어떻게 배당금을 매달 받을 수 있는지, 국내 첫 월 분배 ETF인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 S&P500'(6월 21일 출시)을 예시로 설명해 볼게요. 짐작하셨겠지만 S&P500을 추종하는 ETF예요. 즉 S&P500 상장 종목들이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는 건데요. 각 종목들은 배당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합치면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겠죠.

1, 4, 7, 10월에 배당하는 A기업과 2, 5, 8, 11월에 배당하는 B기업, 3, 6, 9, 12월에 배당하는 C기업, 그리고 3, 9월에 배당하는 D기업이 편입된 ETF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럼 우리는 1월엔 A기업, 2월엔 B기업, 3월엔 C, D기업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요.

통상 연 1회 배당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 주식은 배당 주기가 다양해 월 배당이 가능해요. 같은 원리로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다우존스30'은 미국 다우존스에 상장된 기업의 배당금을,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는 미국에 상장된 부동산투자신탁(리츠)들의 배당금을 매달 받을 수 있어요(6).

지난달 21일 상장한 '삼성 KRX 리츠 TOP10 월배당 ETN', 'KB 레버리지 KRX 리츠 TOP10 ETN'도 비슷한 원리예요. 다만 포트폴리오 구성상 3, 5, 6, 9, 11, 12월에 분배금을 받을 수 있어요. 만기(7)가 정해져 있다는 것도 다르고요.

콜옵션과 현재 주가의 차액(프리미엄)으로 월 분배금을 만드는 커버드콜 상품도 있어요(8). 콜옵션은 주식을 특정한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예요. 커버드콜은 보유한 주식의 콜옵션을 시세보다 높게(약 5%) 파는 전략이고요. 즉 커버드콜 ETF는 지금처럼 하락장이거나 변화가 적은 횡보장일 때 콜옵션을 팔아 얻은 수익으로 월 분배금을 만든답니다.

그래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월 분배 상품별 예상 수익률. 그래픽=김문중 기자

월 분배 상품별 예상 수익률. 그래픽=김문중 기자

중요한 건 수익률이죠. SOL 미국 S&P500 ETF는 상장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배당금을 모아 1일 첫 분배금(7월 분)을 지급했는데요. 주당 11원이었어요. 상장가가 1만 원이었으니 연간 배당수익률이 1.32%였던 셈이죠.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다음 달 1일 지급 예정인 8월 분배금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7월은 미국 기업의 통상적인 배당 시기가 아니어서 분배할 수 있는 재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또 "S&P500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1.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수익률은 1.5~2%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1억 원을 투자했다면 세후 월 15만 원 정도(2% 기준)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미래에셋의 월 분배 ETF 4종은 기존 상품의 분배 주기를 월 단위로 바꾼 거라, 과거 수익률을 참고하면 돼요. 지난해 분배수익률은 1.47~7.63%(9)였다고 합니다. 최근 3년으로 넓히면 4~8%였고요. 삼성 리츠 ETN은 내년부터 배당을 하는데 수익률은 5.6%로 예상돼요.

'3% 예금 시대'라 조금은 아쉬운 수익률인데요. 재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거나, 적금 풍차돌리기(10)처럼 적립식 투자를 하려는 분들, 월세·연금 등 매달 현금이 필요한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해요. 추종하는 지수들의 건전성을 보고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거죠.

그중 SOL 미국 S&P500 ETF는 상장 이후 두 달간 개인이 115억 원을 순매수하며 순자산 규모가 200억 원 규모를 넘어섰어요. 주당 가격(기초자산)도 1만 원에서 1만1,580원으로 16% 뛰었고요.

잠깐! 이런 점은 알고 투자하세요

‘월 분배 ETF’ 검색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월 분배 ETF’ 검색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이 최근 '네이버 데이터랩'과 '구글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월 분배 ETF' 검색량은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6~8월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어요.

수요에 힘입어 당분간은 월 분배 상품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돼요. 다만 ① ETF와 ETN은 원금 손실(기초자산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해요. 분배금이 계속 나오더라도 ETF 자체 가격이 1만 원에서 9,000원으로 떨어지면 결국 손해잖아요. 어떤 종목들이 편입돼 있는지, 각 종목의 건전성은 어떤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비슷한 종목으로 쏠리는 것도 함께 방지할 수 있고요.

② 운용 보수도 확인하세요. 박승진 하나증권 글로벌매크로 파트장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외에는 운용 보수가 조금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인위적으로 월 분배금을 만드는 만큼 비용이 발생한다는 거죠. 그의 말대로 지수 추종 상품들은 운용 보수가 평균 대비 낮거나 크게 높지 않았어요. 리츠 ETN의 경우 0.4%(삼성), 0.8%(KB)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투자 초보를 위한 팁. 'ETF 체크(etfcheck.co.kr)' 같은 ETF 특화 사이트를 이용하면 기본 설명은 물론이고, 구성 종목, 최근 분배일자 및 금액, 배당수익률, 운용 보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매달 이자 주는 채권까지 등장

ETF 특화 사이트를 이용하면 구성 종목, 월 분배금, 연간 배당수익률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ETF CHECK'에서 미래에셋 TIGER 미국다우존스30을 검색한 결과. 'ETF CHECK' 홈페이지 캡처

ETF 특화 사이트를 이용하면 구성 종목, 월 분배금, 연간 배당수익률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ETF CHECK'에서 미래에셋 TIGER 미국다우존스30을 검색한 결과. 'ETF CHECK' 홈페이지 캡처

③앞서 보셨듯 월 분배가 일정치 않다는 점도 있어요. 매달 동일한 금액이 필요한 분이라면 1일 국내 처음 출시한 삼성증권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이 더 적합할 수도 있어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한 전모(62)씨처럼요.

전씨는 1억 원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와서 재투자처를 찾다가 월 이자 지급식 채권에 가입했다고 해요. 현대카드가 발행한 회사채인데 연이율이 4%로 책정돼 다음 달 1일부터 세후 월 30만 원씩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삼성증권은 1,000억 원어치 물량을 내놨는데 전씨 같은 연금 생활자들이 몰리면서(전체 고객의 55%가 60대 이상) 열흘 만에 완판됐어요.

1,000원부터 살 수 있고 구매한도는 없어서 4,000원부터 5억 원 이상까지 매수 금액이 다양했다고 해요. 다만 전체 판매 한도가 정해져 있어 원하는 만큼 사려면 서둘러야 해요. 삼성증권은 이달 400억 원어치를 추가 판매하고, 9월 추가 1,000억 원어치를 판매한다고 해요. 가입 기간도 1~3년으로 넓히고요. 모두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회사채(AA등급)이고 금리는 가입 당시 결정돼요. 삼성증권 측은 "첫 판매 당시 금리(3.7~4.4%)에 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어요.

한국투자증권(한투)도 24일부터 800억 원(11) 규모의 월 이자 지급식 채권(롯데·엠·오케이캐피탈 회사채)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금리는 4.4~5%이고 만기는 롯데캐피탈(2년)을 제외하고는 1년입니다. 개인 구매 한도는 없어요. 삼성과 한투 모두 먼저 변제받을 권리가 있는 선순위 채권이에요.

보충 설명도 참고하세요~

1.주가가 크게 떨어져 팔지도 못하고 있다

2.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81813470005813

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62914220003987

4. NH투자증권 '미국주식 월 배당 서비스'는 3개월마다 배당을 실시하는 미국 주식들을 조합해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예요.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2.45%, 올해 2.03%였어요.

5. ETF는 통상 '추종하다'는 서술어와 함께 쓰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와 연동된 ETF는 '코스피를 추종하는 ETF'라고 부릅니다.

6.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월 분배 상품 4가지는 기존 상품을 지난달 29일부터 월 분배 방식으로 바꾼 거예요.

7. 삼성 KRX 리츠 TOP10 ETN은 2032년 7월이고요, KB 레버리지 KRX 리츠 TOP10 ETN은 2025년 7월이에요. ETN은 증권사 신용도를 바탕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만약 증권사가 파산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요. 포트폴리오 최소 구성종목이 ETF는 10종, ETN은 5종이라는 차이도 있어요.

8. TIGER 200커버드콜5%OTM ETF, TIGER 200커버드콜ATM ETF. 모두 코스피200 커버드콜 상품.

9. TIGER 다우존스30 1.47%, TIGER 미국MSCI리츠 2.96%, TIGER 200커버드콜5%OTM 3.25%, TIGER 200커버드콜ATM 7.63%

10. 한 달 시차를 두고 여러 개의 적금에 가입해 돈을 불리는 방법.

11. 롯데캐피탈(AA- 등급) 200억 원. 엠캐피탈(A-) 300억 원. 오케이캐피탈(A-) 300억 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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